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진정 여부와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 시점,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대외적인 변수가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산업연구원은 30일 발간한 ‘2024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GDP·국내총생산)이 2.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예상한 전망치(2%)보다 크게 상향 조정된 수치다.
산업연구원 전망치 2.5%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3%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6%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한국은행의 전망치와 동일하다.
산업연구원은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부문의 성장세가 제약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력산업의 수출 호조세가 전체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GDP를 구성하는 주요 세부 지표별로 살펴보면 올해 수입을 상회하는 수출의 견조한 증가에 3년 만에 335억 달러 규모의 무역 수지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통관 기준)은 지난해 11월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6671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날 8.3% 증가한 6848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수입 규모는 당초 0.7% 줄어든 640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지만 국제유가 소폭 인상과 수출 업황 개선에 따른 중간재 수입 증가, 환율 등에 따라 전년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전체 수출을 견인하는 반도체가 최근 50%를 넘는 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말까지 13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출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 큰 감소세를 보였던 중국·아세안 지역에 대한 수출 역시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간의 고물가로 구매력이 저하되고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지속돼 소비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1.8%로 미약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전망(1.9%)보다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다만 최근 가계대출 증가폭 축소, 대출금리 안정 등 긍정적 요인은 하반기 민간소비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산업연구원의 설명이다.
투자의 경우 반도체와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의 설비 투자는 1년 전보다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설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완화되고 있지만 금리 인하 시점 지연 등을 감안할 때 지난해보다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건설투자는 금리 인하 시점 지연, 신규 인허가·착공 위축, 부동산 심리 부진, 건설 관련 선행지표 악화 지속 등으로 하방 압력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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