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가동을 멈췄던 가락시장 정수탑이 대형 공공미술작품으로 탈바꿈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가락시장 정수탑이 ‘비의 장막(Rain Veil)’이란 공공미술작품으로 재탄생했다. 비의 장막 개장식은 내일 오후 3시 30분에 열린다.
1986년 축조된 가락시장 정수탑은 시장에 물을 공급하던 지하수 저장용 고가수조였다. 2004년 물 공급방식이 바뀌면서 폐쇄돼 20여년 동안 가동이 중단됐다. 깔때기 모양의 높이 32m, 상부지름 20m, 저수용량 600톤의 대형 구조물로 현재 서울에 남은 유일한 급수탑이다.
비의 장막은 대기의 순환으로 만들어지는 비의 물성을 담아 바람에 출렁이고 움직이는 장막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정수탑 상부지름 20m, 하부지름 8m의 원을 100개의 수직선으로 연결하고 하부의 원을 122도 회전시키며 생기는 곡선을 그대로 구현했다.
작품의 주재료는 듀라비오로,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을 가공해 만든 친환경 바이오 소재다. 작가는 미국 출신의 레인 오큘러스(Rain Oculus)다. 대표작으로는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미국의 뉴욕 아쿠아리움 등이 있다.
아울러 정수탑 내부에는 100명의 시민이 참여해 만든 ‘바다의 시간’이 설치됐다. 30년간 높아진 바다의 수위 변화를 6가지 색으로 표현한 점이 특징이다.
31일 작품 개장식에는 작가팀이 직접 작품을 설명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과 어린이도 함께 한다. 부대 행사로 가락시장 유통상인과 1인 아티스트가 함께 여는 상생시장 ‘가락 아트마켓’도 운영된다. 이곳에서 시민들은 제철 채소와 과일, 수산물을 비롯해 미술·디자인 소품을 구매할 수 있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이번 가락시장 정수탑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폐시설물을 활용, 시민·작가가 함께 만드는 공공미술을 통해 예술 쉼터를 완성한 도시예술의 선진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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