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무언가 억울한 모양새다.
김호중 측이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이 언급한 ‘상급청 지시 여부’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 제소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최근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비공개 귀가 불허’ 지침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호중의 법률 대리를 맡은 조남관 변호사는 경찰 공보규칙 제15조에 명시된 ‘귀가 관련 정보를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 4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러 서울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이날 김호중은 경찰 출석 당시 포토라인을 설치한 취재진을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이동했고, 약 3시간 가량 경찰 조사를 마친 뒤에도 “취재진 앞에 서고 싶지 않다”며 귀가를 거부해 소동을 빚었다. 결국 김호중은 이날 오후 10시 40분께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조사는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채 차량에 탑승했다.
더욱이 김호중이 취재진 앞에 서기 싫다면서 조 변호사에게 “너무 억울하다. 죄는 달게 받겠는데 먹잇감이 된 기분이 든다. 경찰이 이렇게까지 해서 저를 먹잇감으로 던져 놓아도 되는가. 구속도 좋고 죄는 달게 받겠지만, 여러분과 24시간을 같이 살아가는 한 명의 인간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문제는 취재진을 기다리게 한 주체가 바로 김호중의 소속사라는 점이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이날 “금일 김호중은 오후 2시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출석 과정에서 포토라인에 서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경찰 조사는 금일 오후 5시 이후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가 끝나면 변호인이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다.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호중이 취재진을 피해 출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자, 급히 수습에 들어간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김호중과 변호인은 나오지 않았다. 취재진은 김호중 측이 제시한 예상 시간보다 5시간 40분이나 기다리고 나서야 그의 모습을 포착하고, 변호인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었다.
만약 조 변호사가 조사를 마친 뒤 약속한 시간에 취재진 앞에서 김호중 대신 입장을 전하고 “금일 김호중은 언론 노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을 예정이다. 추후 입장을 밝히겠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한 마디라도 전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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