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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도 휘청…끝이 안보이는 면세업계 보릿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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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6일 서울의 한 롯데면세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26일 서울의 한 롯데면세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재 면세업계 불황은 노력한다고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희망을 그리기 어렵습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가 국내 면세시장 분위기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국내 관광시장이 코로나 이전만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 특수가 사라진 면세업계는 여전히 침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마저 실적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이대로라면 업계 전반이 인력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다음 달 중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회사 측은 아직 구체적인 희망퇴직 규모와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희망퇴직 규모가 지난 2022년 12월 때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2022년 12월 창사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신청자가 많지 않아 약 20명 정도가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고환율에 고물가까지 겹쳐 면세업에 직접적인 어려움이 찾아왔다”며 “어려움을 버티는 기간 동안 사업전략 재편하고 변화된 환경에 따른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면세산업 주도권 지속 확보하기 위해 비상경영에 돌입한다”고 설명했다.

희망퇴직 규모와 관련된 질문에는 “첫 희망퇴직의 경우 코로나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 조직 규모에 맞춰 진행하다보니 회망퇴직자가 적었다”며 “이번 희망퇴직은 조직과 영업점 면적 축소를 통한 운영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져 그 규모가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롯데면세점 만의 분위기가 아니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긴 불황의 터널에 갇혀있다. 불황 요인은 복합적이다. 면세업계 큰손으로 불리던 유커가 코로나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외국인 관광객 소비 패턴 변화와 고환율 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BC카드가 2019년과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외국인 결제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업종별 매출 비중은 쇼핑이 79%로 압도적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8%로 크게 줄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내 면세업계는 올해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면세점은 분기 영업손익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1분기 영업손실 280억원 포함한 누적 적자 규모는 537억원이다.

신세계면세점은 1분기 영업이익이 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 영업이익은 76.5% 줄어 59억원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데다 여행 트렌드가 쇼핑보다는 관광지 방문 등의 흐름으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해 특허수수료 부과 기준을 낮추거나 특허 기간 한시제를 폐지하는 등 정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별 기업들이 노력한다고 해서 극복할 수 있는 불황이 아니다”라며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시내면세점 매출로 공항면세점 적자를 보완하는 구조였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신사업 동력을 마련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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