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규제혁신을 통해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최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의료기기는 의료산업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아직 국내 의료기기 시장마저 외국 기업의 비중이 큰 만큼,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하나돼 산업 촉진을 이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식약처는 29일 의료기기의 날을 맞이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제17회 의료기기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은 ‘의료기기 안전에 혁신을 더하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약속!’을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는 오유경 식약처장의 기념사와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21·22대 국회 인사들의 축사,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와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의 강연으로 진행됐다.
오 처장은 “디지털 기술이 의료기기와 접목하면서 도전이자 기회를 맞이한 상황”이라며 “지난 1월 디지털 기반 의료기기 규제의 새 틀을 마련하는 ‘디지털 의료제품법’을 국회와 함께 제정했다. 앞으로 식약처는 선진 규제 기관과 협력해, 우리 기업이 세계로 진출하는 길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의료제품법을 대표발의한 서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디지털 의료제품법을 통과시킨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입법 활동”이라면서 “22대에서도 의료기기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갈 주역들과 함께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황 대표는 강연에서 한국 기업들이 병원의 환자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사용 데이터인 환자 데이터는 신약 개발 시 임상 시험을 어느정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또 병원들 간 데이터 양식의 표준화가 시급하다면서 AI 언어모델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 대표는 “가령 A병원과 B병원의 데이터를 합치고 싶어도 양식이 서로 달라 표준화해야 한다”며 “과거 정부가 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하 센터장은 국내 의료 분야에서 AI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미 의료분야에서 생성 AI의 활용도가 매우 높다”면서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 AI를 출시할 때, 의료 전문 생성 AI도 함께 내놓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산 생성 AI를 더욱 육성함으로써 의료 AI 발전의 초석을 닦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날 행사엔 의료기기 산업발전에 공헌한 산·학계 인사들에 대한 포상도 이뤄졌다. 은탑산업훈장은 이준혁 DK메디칼솔루션 대표이사가 받았다. DK메디칼은 최근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엑스레이 시장에서 디지털 엑스레이를 개발·제조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엑스레이 국산화를 이끌었단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이 순간까지 오는 동안 많은 물음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써 왔다”며 “지난주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점은 제 삶의 원점이 됐다. 훈장의 의미가 노력의 마침표가 아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약속이 되도록 정진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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