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올 들어 상승 거래 비중 절반 이상
악성 미분양도 10년 만에 500가구 넘겨
“하락 리스크 여전히 존재…장기간 보합세 유지”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이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하반기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최근 나오는 부동산 지지표 역시 엇갈리는 모습이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3월 매매 계약이 이뤄진 수도권 아파트(동일 단지·면적·층수 기준)의 실거래가를 직전 2개월의 실거래가와 비교한 결과, 총 51.9%가 종전 계약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올해 1월 매매 계약 중 직전 2개월보다 가격이 뛴 상승거래 비중이 38.7%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증가 폭이 크다.
이 가운데 서울의 올해 2~3월 상승거래 비중은 53.4%로 직전 2개월(30.7%)에 비해 22.7%포인트(p)나 증가했다. 경기도와 인천의 올해 2~3월 상승 거래 비중은 각각 52%, 50.6%로 직전 2개월보다 10%p 이상 늘었다.
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3월 말 기준 17주만에 상승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이 3월 넷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0.01% 상승으로 돌아섰다.
반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특히 서울 지역 악성 미분양은 10년 만에 500가구를 넘겼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월 주택 통계’에 의하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964가구로, 전월(6만4874가구)보다 0.1%(90가구) 늘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째 그 수가 많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1만2194가구로 한 달 새 2.8%(327가구) 늘었다. 전월(4.4%)보다 늘어난 비중은 줄었으나 주택 수 자체는 지난해 8월부터 8개월째 늘었다. 서울의 경우 지난 2월에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9년6개월 만에 처음 500가구를 넘기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회복 지표에 따라 집값이 바닥을 다진 게 아니냐는 기대감 보다는 집값을 더 끌어내릴 하락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가격 조정 장에 일부 수요자가 유입되면서 일시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것 같으나, 여전히 상승 모멘텀이 없고 관망세가 짙은 게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장기간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총선 이후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줄었지만, 그렇다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는 분위기도 아니기 때문에 시장과 집주인 사이의 팽팽한 심리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