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챗봇이 달라졌다. 고객 맞춤형 AI 서비스가 달라졌다는게 더 정확하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같은 말만 반복하던 앵무새 같은 모습은 사라지고 원하는 답은 물론 관련 서비스까지 연결된다. 만기 전 적금 해지를 문의하면 해당 날짜 기준 이자율을 알려주고 적금 해지 서비스로 이어준다. 대출 신청에 필요한 서류 안내는 물론 자녀 적금 가입을 원하면 비대면 가입 안내로 연결된다.
최근에는 주요 주가 지수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도 테스트 중이다. 은행들은 AI 전략 포커스를 ‘생성형’에 맞추며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2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4대 은행은 챗봇을 고도화하고 금융 비서를 도입하는 등 비대면 서비스 경쟁력 키우기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그룹 차원의 생성형 AI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KB금융은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9개 금융 계열사가 함께 이용하는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만 110억원이 넘는 금융권 대규모 생성형AI 프로젝트다.
이와 함께 이달 말까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리브넥스트’ 앱에서 AI 금융비서 오픈베타 서비스를 실시한다. AI금융비서인 ‘꿀비서’를 고도화해 편리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단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초거대 AI 도입 및 내재화를 추진 중이다. 그룹 공통 AI 컨택센터 플랫폼, AI 은행원, 모바일 뱅킹 앱 신한 SOL뱅크에서 이용 가능한 AI 챗봇/음성뱅킹 서비스 등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부 시험테스트(PoC)를 통해 챗GPT를 활용한 Q&A 서비스 기술 및 효과성 검증을 완료했다. 현재 초거대 AI 활용을 위한 내부 금융 언어데이터 정비, 챗GPT 기반 대직원용 대화형 업무지식QA 서비스 상용화 사업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AI뱅커에도 생성형 AI 접목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서비스 검토와 개발 과정이 오래 걸리겠지만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넓혀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금융공학과 AI, ML 기술을 결합해 투자자 맞춤 정보 제공하는 AI 퀀트(Quant) 서비스를 출시했다. 올해 상반기 중 앞서 출시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하이로보’를 중단하고 초개인화 AI 자산관리 플랫폼인 ‘아이웰스(AI Wealth)’에 통합·운영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생성형 AI 기반 ‘AI뱅커’ 기능을 챗봇에 추가했다. 예적금 추천에 특화된 AI 뱅커로 단순 상품 추천이 아니라 개인별 상황에 맞춘 우대 이율 계산, 높은 금리 상품 추천 등을 수행한다. 이용자는 추가 질문을 통해 맞춤형 상품을 안내받을 수 있다.
여기에 ‘실험실’을 통해 일종의 미리보기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용자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코스피, 코스닥 등 주요 주가지수와 유사한 과거 시황은 물론 각종 경제 흐름을 요약·정리한 답변을 제공한다. 주택청약 전용 상담 서비스는 소비자가 보유한 청약 계좌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 하기 위해 생성형 AI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도 “망분리 이슈를 비롯해 AI 서비스의 안정성 등을 고려했을 때 대고객 서비스가 상용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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