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에 더 이상 경기에 못 나가는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잊으면 된다. 그러나 돌아온 이 선수는 처치곤란이다.
블레이크 스넬(32, 샌프란시스코)은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2볼넷 4실점(3자책)했다.
스넬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2년 6200만달러(약 842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2023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투수치고 눈에 띄는 계약이 아니다. 좋은 투수지만, 작년에 180이닝을 소화하며 102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제구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공짜 출루를 많이 시켰는데 평균자책점은 2.25로 잘 관리된, 특이한 투수였다.
그런데 올 시즌 스넬의 행보는 너무 좋지 않다. 이날까지 5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10.42다. 개막 2개월이 흘렀는데 아직 새로운 팀에서 단 1승도 신고하지 못했다. 4월 3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11.57에 그쳤고, 급기야 4월 말에는 내전근 부상으로 15일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2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서 돌아왔다. 그러나 3⅓이닝 4피안타 5탈삼진 5사사구 4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리고 이날까지 2경기서 7⅓이닝 9피안타 12탈삼진 7사사구 7자책 평균자책점 8.59. 부상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게 거의 없다. 한 번도 5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90마일대 중반의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에 체인지업, 슬라이더, 80마일대 초반의 커브를 섞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시절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3회 카일 슈와버에게 95.6마일 포심을 넣다 투런포를 맞는 등 실투를 했다. 이후 4회에 갑자기 가운데로 들어가는 공이 늘어났고, 수비 실책까지 나오는 등 갑자기 흔들렸다. 작년과 달리 위기관리가 안 된다.
샌프란시스코로선 스넬은 무조건 써야 하는 전력이다. 후반기에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돌아올 로비 레이와 함께 선발진 핵심 노릇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너무 기대 이하다. 이정후처럼 시즌 아웃되면 잊어버리기라도 하는데, 스넬은 이젠 아프지는 않으니 샌프란시스코로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스넬도 올 시즌이 중요하다. 2년 계약이지만, 올 시즌을 마치면 옵트아웃을 통해 FA 선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행보만 보면 옵트아웃은 어림없다. FA를 선언한다고 해도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 보인다. 반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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