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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과 연계돼 발전하려면 기업은 개방형 모델을 늘리고 정부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소스를 공개하지 않은 채 폐쇄 전략을 구사하는 AI가 늘고 사용할 수 있는 정보도 한정돼 인재 육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은주 IBM코리아 사장은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4’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많은 사람이 쓰면 AI도 더 빨리 훈련돼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일본·미국·유럽 등의 대학이 ‘오픈소스 AI 연합’에 들어왔지만 한국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니마 아난드쿠마르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석좌교수도 “기업들이 AI를 두고 서로 장벽을 세우며 산학 협력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 같다”며 “학생들은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줄고 기업도 인재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난드쿠마르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는 이 사장을 비롯해 오혜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 AI연구원장, 김민희 IT여성기업인협회 부회장, 오순영 KB금융지주 AI센터장, 오세현 SK텔레콤 웹3 사업팀장이 참석했다.
오 AI연구원장은 “AI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대학도 20대 학생들에서 30대, 40대, 50대까지 AI를 배울 수 있도록 역할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기업에서도 인재 육성과 확보를 가장 큰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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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이 각 산업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펼쳐졌다. 오 팀장은 “최근 보이스피싱은 100여 개 통신을 한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날리는 방식을 사용한다”며 “특정 지역에 전화량이 집중되는 패턴을 학습시켜 고객에게 해가 갈 수 있는 번호를 안내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말했다. 아난드쿠마르 석좌교수는 “신약부터 로켓, 드론, 기후 예측까지 많은 분야에 AI가 활용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언어 모델을 이해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물리학·양자화학 등 프로세스에 대한 학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정보 접근성 등 규제 완화 목소리도 나왔다. 오 센터장은 “금융은 정확도가 1%라도 빗나가면 소비자 보호부터 법적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어 AI를 그대로 적용하는 데 보수적인 부분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AI 모델을 고도화해야 하는데 금융 규제와 데이터 규제가 일부분 풀려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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