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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들이 ‘차이나 드림’을 꿈꾸며 다시 중국으로 모여들고 있다. 한한령과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 등 리스크가 상존하지만 실적 개선 필요성이 큰 상황에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2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에 최소 4개 이상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넥슨은 지난 21일 던파 모바일을 중국에 출시했다. 던파 모바일은 현지 서비스 당일부터 중국 최대 인기 게임인 ‘왕자영요’를 밀어내고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른 이후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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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파 모바일은 전 세계 8억 5000만 명이 넘는 누적 이용자를 기록한 넥슨의 간판 지적재산권(IP)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던파 모바일은 한한령의 영향으로 2020년 중국 정식 출시 하루 전 돌연 서비스가 취소된 바 있다. 이후 4년의 세월이 흐른 후 다시 출시하는 만큼 던파 모바일의 흥행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탄탄한 IP가 저력을 발휘하며 이용자들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도 iOS를 포함한 타 플랫폼 통합 일 매출을 200억 원 이상으로 추정하는 등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위메이드(112040)도 지난 24일 중국 게임 업체인 더나인과 현지 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미르M’ 중국 출시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미르M은 2001년 출시 후 중국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던 ‘미르의전설2’ IP를 정식 계승해 23년 만에 나오는 신작이다. 특히 20여년 전 미르의전설2가 대흥행하며 중국명인 ‘영웅전기’의 이름을 딴 ‘전기류’ 장르가 생겨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장르의 시장 규모만 9조 원이 넘는 만큼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모습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엔씨소프트(036570)가 ‘블레이드앤소울2’를 중국에 선보인다. 2013년 ‘블레이드앤소울’의 중국 출시 당시 동시 접속자 수가 140만 명을 넘은 바 있어 전작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외에도 네오위즈(095660)는 올 4월 중국에 ‘고양이와 스프’를 정식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이 다시 한번 ‘차이나 드림’에 도전하는 배경으로 실적 개선을 꼽는다. 국내 게임 시장 규모가 10년 만에 역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게임사들의 ‘한 방’이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하는 것을 합의한 가운데 문화·관광·법률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한령이 조금이나마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판호 발급 확대 등으로 중국 진출이 가속화된다면 손쉽게 실적 턴어라운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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