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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의 상선 수주가 주춤해진 가운데, 해양플랜트 사업이 성과로 이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해양플랜트 기술력이 받쳐주는 데다 수익성이 높은 만큼 사업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겠단 방침이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초 수주한 페트로나스 ZLNG(소형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착공을 위해 거제조선소의 공정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집계되지 않던 해양플랜트 설비 가동률은 올해 1분기 218%로 대폭 늘었으며, 최근 들어 공정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이 특화한 해양플랜트 사업은 천연가스 등을 채굴, 정제한 뒤 LNG(액화천연가스)로 액화해 저장 및 하역까지 하는 복합 설비다. 특히 액화천연가스를 생산, 저장, 하역하는 FLNG는 1건의 수주만 성공해도 금액이 수조원에 이르다 보니 계약 규모가 크다. 다만 유가 하락으로 발주가 위축되거나, 발주처가 설비 인도 시점을 늦추는 등 리스크가 존재한다.
삼성중공업 역시 과거 고객사의 의도적인 공정 지연으로 손해을 입은 바 있으나, 최근에는 유가 변동에 가장 취약한 고정식 원유생산설비(Fixed Platform) 등을 제외하고 단일 FLNG 수주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연내 1기 이상의 FLNG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북미 지역 발주처와 2조101억원의 FLNG 사업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도 1기 이상의 추가 수주를 예상하는 모습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FLNG 1기가 최근 생산에 착수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가 예상된다”며 “기본설계(FEED) 단계에 참여 중이거나 개발 단계에 있는 안건들이 다수 있어 연 1∼2기의 FLNG 수주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FLNG 시장은 오는 2032년까지 연평균 10.8% 성장해 51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천연자원을 직접 비축하려는 국가와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FLNG 수요는 당분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다소 줄어든 상선 수주도 차분히 준비하겠단 방침이다. 이달 들어 HD한국조선해양을 제외한 주요 조선사들 사이에서 수주 소식이 들려오지 않지만, 전반적인 선박 가격은 최고치를 달리고 있다. 일례로 LNG선 가격은 1분기 기준 척당 2억6400만달러로, 호황기였던 2008년(2억5000만달러) 선가를 훌쩍 넘었다. 이에 조선사로선 유리한 입장에서 수주를 이끌어 낼 수 있단 기대감이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본업의 수주잔고를 충분히 쌓고 실적을 내고 있어 굳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이유가 없다”며 “현재 조선업에서 실제로 수요가 늘고 있는 친환경 추진선 등에 집중하는 것이 더 안정적인 선택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연간 수주목표(97억달러)의 39%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15척, VLAC(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2척, 셔틀탱커 1척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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