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추진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시작됐다. 최대 수혜주였던 금융 업종은 차익 실현 매물 이후 주가가 하락했지만 밸류업 공시가 본격화하면 금융지주를 비롯한 은행·보험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시장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 금융주 성과가 특히 저조했다. 업종 수익률이 코스닥·코스피 지수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24일 ‘KRX 은행’ 지수는 17일 대비 -2.4%를 나타냈다. 증권은 -3.2%, 보험은 -6.0%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4%, 코스닥은 -1.8%를 나타냈다.
이 기간 중 기관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총 1조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그중 10%가량에 이르는 1069억원 순매도가 금융 업종에 집중됐다. 국내 기관 매도세는 주로 보험 쪽에 몰렸고, 외국인 매도세는 은행 쪽이 가장 거셌다.
증권가는 최근 부진한 금융주 수익률 흐름이 조만간 반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기업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될 예정이지만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세가 기대되는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인 금융주의 수혜 가능성이 부각된다”고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연내 밸류업 지수 개발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 하반기에 관련 일정이 계속 잡혀 있어 시장 관심과 기업 참여가 자연스레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 “배당성향 30%를 넘지 못했던 국내 은행·금융지주사의 배당성향 상단이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을 계기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2월 초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이후 증시에선 PBR이 1배 미만인 일명 ‘저PBR 종목’이 일종의 투자 테마로 인식돼 수급이 관련주로 대거 유입됐다. 앞으로는 단순히 PBR이 낮은 종목보다는 배당성향, ROE 같은 주주환원 척도 개선이 두드러지는 업종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기업이 ROE를 높이려면 분자에 해당하는 순이익을 늘리거나 분모에 해당하는 자기자본 총액을 줄여야 한다. 순이익은 경영 성과에 달렸지만 자기자본 총액은 자사주 취득 후 소각을 통한 발행 주식 수 감소 방식으로 줄일 수 있다. 금융지주·은행의 자사주 소각이 주요 주주환원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하나증권은 “KB금융·하나금융 자사주 매입이 지난주 일단락됐고 현재 소각용 자사주를 취득하고 있는 은행은 신한지주뿐이어서 주춤한 외국인 매수세로 은행주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밸류업이 중장기 모멘텀으로 계속 작용할 공산이 크고 은행주는 실적도 양호해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대차증권은 주주환원 여력이 있는 은행·보험주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자본 여력이 큰 KB금융, 주주환원 지속 의지가 높은 메리츠금융지주, 금융사 손실흡수능력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작년 말 대비 크게 개선될 신한지주와 DB손해보험, 순이익 증가율이 높은 현대해상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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