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의 뇌영상검출·진단보조 소프트웨어(SW)가 혁신의료기기로 지정 받으며, 건강보험 제도권 진입에 성공했다.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열풍이 거세진 가운데 뇌 영상 기반 진단 보조 분야가 핵심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SK C&C가 개발한 뇌출혈 진단 보조 SW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출혈’이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이 솔루션은 뇌 컴퓨터단층(CT) 영상을 수 초 내로 분석해 출혈 위치와 이상 여부를 의료진에게 알려준다. AI 뇌출혈 진단 보조 솔루션으로는 국내 최초로 2021년 식약처 3등급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받았다. 최근까지 전국 권역별 의료기관 30곳 이상에 공급한 바 있다.
SK C&C는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지만 적용 확산을 위해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추진해 왔다.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면 2~3년 간 건강보험에 ‘임시 등재’돼 비급여 혹은 선별급여로 수가를 받을 수 있다. 전액 환자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회사도 일정 수익을 보장 받는다.
SK C&C는 이번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계기로 의료기관 보급 확산을 추진하는 한편, AI 뇌경색 진단 보조 솔루션 ‘메디컬 인사이트 플러스 뇌경색’도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기업인 SK C&C까지 AI 뇌영상 기반 진단 보조 솔루션 시장에 본격 참전하면서 기술 경쟁과 함께 AI 의료기기 적용은 한층 탄력받을 전망이다.
SK C&C 관계자는 “그동안 사회공헌 일환으로 일선 병원 응급실은 물론 지방 보건소까지 보급을 확대해 빠르고 정확한 뇌출혈 진단을 지원했다”면서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계기로 환자 부담을 줄이는 한편 사업성까지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은 AI 의료기기 중 뇌 영상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은 7개다. 심혈관 질환(9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지정 받은 분야다.
진단 보조 영역도 다양하다. 치매(휴런)부터 뇌출혈(SK C&C·코어라인소프트), 뇌졸중(제이엘케이·휴런), 뇌동맥류(딥노이드), 뇌경색(뉴냅스) 등 주요 뇌질환 대부분을 아우르고 있다. 여기에 제이엘케이, 뷰노 등은 각각 뇌경색과 치매 등 진단을 돕는 AI 의료기기 상용화를 앞둬 시장은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뇌질환 분야 AI 의료 기술 개발이 활발한 것은 기술 장벽과 시장성 때문이다. 치매, 뇌경색, 뇌졸중, 뇌출혈 등은 주요 뇌질환은 단일 글로벌 치료제 시장만 하더라도 수 십조원에 달한다. 퇴행성 뇌질환 진단 시장 역시 약 4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활성화된 상황이다.
특히 기존 뇌 영상분석은 CT, MRI 등 이미지를 의사가 눈으로만 판단해야 하는데, 미세한 요인까지 놓치지 않아야 어려움이 컸다. 여기에 골든타임이 짧은 뇌질환 특성상 신속한 판독이 요구돼 한계가 많았다. AI를 활용할 경우 뇌 영상에서 위험 부위를 표시하거나 부피를 자동으로 계산하는 등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도와 골든타임 사수에 효과적이다.
의료 AI 업계 관계자는 “고도의 판독 역량과 신속성까지 요구되는 뇌질환 진단 영역에서 AI 적용은 환자 생명을 지키는데 필수”라며 “다양한 뇌질환 진단 보조 솔루션의 건강보험 제도권 진입은 환자 안전을 확보하고 시장을 새롭게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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