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 기준금리를 11회 연속 동결하면서 국내 벤처투자 활성화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당초 정부는 올해 모태펀드,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기점으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벤처투자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나오면서 하반기 벤처투자 시장이 여전히 경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벤처투자사 관계자는 “당초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하하면서 정부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민간자금이 유입돼 벤처투자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면서 “다만 상반기 마지막 금통위에서 동결 결정이 나오는 등 시그널이 여전해 시장에서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3일 한은 금통위는 올해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행 기준금리를 11회 연속 조정 없이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해 2월 이후 1년 4개월 동안 3.5% 기준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은 수치상으로는 회복세지만, 여전히 부진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올해 1분기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을 보면 올해 1분기 국내 벤처투자 시장 신규 투자액은 1조9000억원, 펀드 결성은 2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6%, 42% 늘었다. 다만 이는 지난해 1분기 벤처투자액이 1조78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5%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올해 벤처투자 시장을 정책금융 주도로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하반기 중 금리 인하 기대가 있는데,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지고 있어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의미다”라고 밝힌 바 있다.
중기부는 모태펀드 출자사업을 1분기 내로 신속하게 진행해 최소 2조원 이상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고, 스타트업코리아펀드를 통해 민간자금 3000억원 이상을 출자받아 연내 8000억원 이상 벤처펀드를 조성하는 등 정책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해 민간 중심 벤처투자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초 ‘중기부 실별 예산사업 정책 설명회’에서 올해 벤처시장이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지난해 쌓인 10조원 규모 벤처펀드 미투자금을 근거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등으로 벤처펀드 출자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으로, 벤처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금을 조달하는데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해 유인책이 크지 않다”면서 “민간 중심 활성화 정책을 현 상황에 맞춰 일정부분 재조정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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