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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초대석] 김규섭 IBK경제연구소장 “中企 성장, 사회문제 해결 기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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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섭 IBK경제연구소장이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규섭 IBK경제연구소장이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중소기업이 성장해서 채산성이 좋아지고 ‘좋은 일자리’에 종사하는 직원이 늘어나면 저출생을 비롯한 사회적인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중소기업이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규섭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아주경제신문과 만나 채산성이 악화한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 개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아지는 기업들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자도 못 내는 기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앞으로 이들의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이란 의미이기 때문이다.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한 충격요법이 필요한 상황에서 김 소장은 ‘핀셋 지원’을 통한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심화로 IBK경제연구소 등 연구기관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이에 IBK경제연구소는 중소기업 성장·발전 방향과 은행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음은 김 소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경제·금융 환경 불확실성이 큰 시점이다. ‘2024년 경제환경 전망 보고서’가 공개된 작년 말 이후 전망 변화가 있는지.

“IBK경제연구소가 작년 말 전망한 올해 경제 환경은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시작 △세계경제 점진적 회복 △회복 정도는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해 제약될 것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현재도 큰 기조에서는 이와 같은 전망이 다르지 않다. 다만 미국의 소비와 고용이 여전히 견조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중동 사태가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도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됐고 ‘강달러’도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여건을 종합하면 세계경제는 올해 말까지 불확실성하에서도 각 나라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경제 조정 정책) 수준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전환 결정이 앞서 기대했던 수준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과 산업계, 특히 중소기업은 최근과 같은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리 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고금리·고물가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 전환하는 등 위기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회복세는 IT·반도체 등 특정 수출산업과 대기업에 집중됐다. 내수시장은 살아나지 않고 있고 금리도 여전히 부담되는 수준이어서 중소기업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은 자력으로 위기에 충분히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금융권이 중소기업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중소기업에 대해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중소기업 성장 과정 전체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금융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도 설비와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등 기술력과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내년까지는 경제 상황이 힘들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기간 ‘옥석 가리기’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이 기술을 어떻게 더 확대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금융권은 기술금융을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계속 우대해야 한다. 자금 경색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 연체율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중소기업에 어떤 지원이 우선돼야 할까.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에 필요한 금융·비금융 지원은 무엇인가.

“중소기업 건전성 위기는 고금리 등 외부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혼합된 복합위기로 보인다. 중소법인 매출액을 분석해보면 2021년 최고점을 찍은 뒤 매출 증가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정 업종이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은 전반적인 현상이다. 중소기업의 부실이나 폐업 등 건전성 문제가 우려된다.

이에 대비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금융·비금융 지원, 회생·재기 지원 등 중소기업을 위한 폭넓은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술금융 고도화, 중소기업 M&A 시장 활성화, 동반성장 금융 지원 확대 등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금융정책 과제도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작업은 기업이 성숙기·성장기·쇠퇴기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분류하는 것이다. 자신들이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이를 모르고 있는 기업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현재 상황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 일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M&A를 할지, 기업을 청산할지, 아니면 유동성을 공급해 규모 확장을 유도할지 등을 결정하고 적재적소에 ‘핀셋 지원’을 해야 한다. 지원 대상은 기술력, 사업성, 성장 가능성 위주로 내재된 힘을 평가해 선별해야 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처럼 10인 미만 업체는 파산하면 가정이 망하는 경우가 많다. IBK경제연구소는 이들의 재취업에 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혹은 일부 금융을 탕감해 주거나 제2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을 저리 상품으로 대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고민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 승계나 M&A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 있나. 최근 시중은행도 ‘초고액 자산가’에게 집중하고 있는데 IBK는 어떤 차별점을 두고 있나.

“승계 문제가 기업의 중요한 니즈(수요)로 급부상하면서 시중은행은 ‘패밀리 오피스’를 통한 고액 자산가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M&A 플랫폼을 구축하고 중개·주선 등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시장 조성자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기존 M&A 시장에서 소외돼 있었는데 중소기업 경영진이 원활하게 은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M&A 시장 조성이 꼭 필요하다. 중소기업 경영진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됐지만 자녀들이 회사를 승계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중소기업 M&A 시장이 활성화하지 않아서 IBK기업은행이 앞장서고 있다. IBK경제연구소도 ‘기업승계 안내서’를 발간하고 ‘희망중소기업포럼’을 통해 승계 이슈를 공론화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자산 관리 측면에서는 ‘기업형 자산관리(WM)센터 설립’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초고액 자산가에게만 집중하는 시중은행 형태보다는 기업 관점을 강화해 IBK만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될 것이다.”
 

김규섭 IBK경제연구소장이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규섭 IBK경제연구소장이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올해 상반기 진행한 중점 사업은 무엇이고 하반기에 집중할 연구는 무엇인가.

“IBK경제연구소는 중소기업과 은행 경영 환경 변화를 고려해 시의성 있는 연구과제를 추진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IBK경제브리프 형태로 이차전지 산업 동향, 중대재해처벌법 전면 시행 동향 등 산업과 중소기업 현장 이슈와 주요 정책을 다뤘다. 중소기업 자금 현황 등을 분석해 ‘금융위 맞춤형 금융 지원 방안’ 등 정책 수립에도 기여했다.

최근 IBK기업은행이 글로벌파이낸스에서 수여하는 ‘지속가능금융 최우수 은행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 수상 이력을 추가했다. 중기금융 분야 독보적 입지와 ESG(환경·사회·투명경영) 성과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 과정에 IBK경제연구소가 함께하고 있다. 올해 1월 글로벌 협력 연구팀을 신설했는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를 포함한 해외 기관들과 협업하고, 해외시장을 분석해 관련 부서와 공유하는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하반기에 진행할 대표적인 사업은 IBK역사관 본점 건립 추진이다. 한국 경제·중소기업 발전사를 중심으로 한 중기금융 전문 역사관으로 만들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IBK벤처투자가 출범했다. 중소기업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IBK경제연구소도 역할을 해야 할 텐데.

“큰 범주에서 보면 벤처기업도 중소기업의 일부다. 가장 큰 고충이 자금 부족이라는 공통점을 고려하면 이들에 대한 금융기관의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벤처기업이 상대적으로 초기 기업이 많다는 점,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재무적 성과는 아직 미비한 점 등이 고려돼야 한다.

결국 벤처기업 지원은 중소기업보다 과감하면서도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IBK벤처투자는 벤처스타트업을 위한 빈틈없는 지원 체계의 한 축으로서 IBK창공과 협업해 시리즈A 전후의 스타트업 지원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IBK경제연구소는 벤처 자회사 설립 필요성을 역설하고 IBK벤처투자를 준비하는 단계부터 설립을 지원했다. 앞으로도 국내외 벤처 생태계 변화, 모험자본 관련 정부 정책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분석을 진행해 IBK벤처투자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다양한 연구나 지원이 현장과 괴리가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 현장을 보지 않으면 탁상공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기업의 좀비화를 부추기는 셈이다. 그래서 현장을 다니는 컨설턴트와 연구소 박사들을 짝을 지어놨다. 연구소에서 낸 자료를 들고 현장을 방문해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고 인터뷰도 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최근 공업단지를 방문하고, 인근 영업점 직원을 만나는 등 중소기업 대표들의 고민거리를 들었다. 은행에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중소기업에 성장동력을 제공할 수 있거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과감하게 관여할 생각이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도 이 부분에 관심이 많다. 중소기업에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남에 따라 다문화 가정과 관련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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