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 안보 라인에 이어 무역 정책 핵심 관계자들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재추진을 선언한 ‘플랫폼 경쟁 촉진법’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전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은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 들어서면 미국인 필요에 맞춰 모든 무역 협정 재점검”해야 한다며 공정위가 입법을 추진 중인 플랫폼법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무역법 301조(외국의 불공적 무역에 대한 고율 관세 등 보복을 규정)가 발동돼 가장 이득을 본 게 한국 기업”이라며 “미국이 막대한 무역 적자를 감수해가며 한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확대했는데 그 반대 급부로 받아 드는 것이 미국 플랫폼 회사들에 대한 가혹한 차별이라는 것은 끔찍한 그림”이라며 “미국은 여전히 한국과 잘 지내겠지만 필요한 조치는 취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속적으로 플랫폼법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플랫폼법이 사실상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차별하는 규제라 주장해 왔으며 연초에도 “이를 도입하려는 한국의 움직임은 한미 무역 관계의 안정성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그리어 전 비서실장은 “한국이 미국 경쟁사들에 비해 중국 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미국과 한국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이 플랫폼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한국 정부의 플랫폼법 추진이 한미관계와 통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플랫폼법을 가리켜 “이 법은 디지털 시장을 불균등하게 규제함으로써 국가 안보를 약화시킨다”라며 “가장 혁신적인 기술 선두 주자들, 주로 미국 기업들만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알리바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 국가 안보 위협이 되는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은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이 자국 기업을 이용해 대량의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한미관계와 한국과 미국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 산업동맹과 통상을 위협하는 플랫폼법 추진에 대한 트럼프 참모진의 비판에 대해 한국정부가 경청해야 한다”라며 “플랫폼법 추진이 자칫 한국 산업 전반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닐지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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