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전 포스코그룹(POSCO홀딩스) 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샤워실이 딸린 사무실을 요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포스코 회장들은 퇴임 후 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트레이드타워에 사무실을 얻어왔다. 하지만 최 전 회장이 원하는 조건의 사무실이 나오지 않아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임시 사무실을 얻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규모가 가장 작은 곳이 209㎡(63.3평)로 보증금 3억원에 월 임차료 및 관리비는 약 1700만원에 달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최 전 회장이 퇴임하기 두 달 전인 올해 1월 사무실 임차를 준비했다. 당시 포스코그룹은 트레이드타워를 운영하는 WTC서울 측에 샤워실이 딸린 공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남은 사무실이 최 전 회장이 원하는 조건과 맞지 않아 계약을 하지 못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무역센터 내 임차 공간이 부족해 장기 계약이 가능한 사무실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 전임 회장들은 상임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주로 트레이드타워에 사무실을 얻었다. 트레이드타워는 서울 강남구에 있는 포스코센터에서 약 1.1㎞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좋다.
트레이드타워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면적이 다양하고 기둥이 모두 창가에 있어 임차인이 자유롭게 규모를 정할 수 있다. 조건에 따라 샤워실도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끝나면 모두 원상 복구해야 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트레이드타워는 입주사를 선정하는 과정이 까다롭다. 트레이드타워 측은 업체들과 계약 조건을 협의해 입주사를 선정하는데, 공실이 잘 나오지 않아 퇴실하는 입주사가 사용하던 사무실을 그대로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동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트레이드타워는 상징성이 있으면서 위치가 좋아 인기가 많다”며 “기업 임원 중에는 샤워실 설치를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샤워실을 설치하더라도 나중에 다 뜯어내야 해 (포스코그룹이) 공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시그니엘을 얻는 게 비용이 덜 들어간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트레이드타워에는 공실이 없어 최 회장이 샤워실 설치가 가능한 트레이드타워 사무실로 옮기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식 홈페이지에 남겨진 임차 문의만 16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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