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 이후 반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날 양국 정상은 수소와 자원 협력 대화체 신설 등을 골자로 양자 간 협력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26일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내년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를 도약시키기 위한 준비에 나서겠다고 입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2년 만에 셔틀외교가 재개된 이후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기시다 총리와 제가 각각 두 번씩 양국을 오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정부 간 합의체가 모두 복원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인적 교류가 역대 최고 수준인 2018년 1051만명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내년에는 한·일 관계를 한층 도약시키는 역사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합심해서 준비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언급하면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유지·강화하며 글로벌 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도 양국 공조를 한층 더 긴밀화할 수 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세봤는데 오늘 회담이 대면으로는 10번째 회담”이라며 “정상 간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셔틀외교를 지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약 50분간 이어진 회의를 통해 △에너지 △경제·안보 △중소기업·스타트업 △정보통신기술(ICT)·첨단기술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논의했다. 특히 양국은 수소·자원 협력 대화체를 신설해 수소·암모니아 및 자원 관련 대화를 나누고 공급망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또, 북한이 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위반하고 핵무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는 데 우려를 표하며 한·일, 한·미·일 간 공조를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양국은 유학·인턴십 등 청년층 교류 확대 방안 모색에 더해 재외국민보호 협력 확대 차원의 소통도 지속하기로 뜻을 같이했다.
한편,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네이버 라인’ 사태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행정 지도가 국내 기업인 네이버의 지분 매각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한다”며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의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는 기시다 총리를 비롯해 모리야 히로시 일본 관방부 장관,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전보장국장,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 대사 등이 일본 측 인사로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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