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 달성을 위한 진용 재정비에 돌입했다.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에 이어 또 다른 ‘재무통’인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SK에코플랜트에 합류하면서다. 김형근 신임 내정자는 그간 기업 체질 개선에 주력해 왔던 SK에코플랜트의 재무 역량을 한층 끌어 올려, 성공적인 IPO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데 노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SK E&S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근무한 김 재무부문장을 신임 사장이자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SK그룹 인사에서 장동현 부회장이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반년 만에 단행된 인사다. 김 내정자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 후 공식 선임될 전망이다. 이번 인사에 앞서 장 부회장과 투톱 체제로 SK에코플랜트를 이끌었던 박경일 사장은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신임 내정자는 SK 재무1실장과 SK에어가스 대표이사,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부문장, SK E&S 재무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기여한 재무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SK 지주사의 체제 전환과 기업가치 기반 경영 체계를 수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김 내정자가 SK E&S의 재무 부문을 담당하던 2022년 말 연결기준 176%를 기록한 회사 부채비율은 지난해 143%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도 24%포인트(p) 가까이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룹 내 재무 전문가인 장 부회장과 그간 재무 업무에서 합을 맞춰온 점 역시 재무 개선에 있어 상승 효과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내정자는 2017년 재무1실장으로 당시 SK사장인 장 부회장을 보좌하며 SK를 투자형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장 부회장이 SK E&S 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할 당시에도 SK E&S CFO를 맡으며 긴밀한 소통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내정은 SK에코플랜트의 재무 건전성 확보와 함께 예정보다 다소 늦어지고 있는 IPO 추진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2027년까지 임기를 모두 채울 것으로 예상됐던 박 사장을 대신해, 김 내정자가 이른 시점에 경영 전면에 등장한 배경에도 IPO를 앞두고 재무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그룹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건설경기 침체와 신사업 재편 및 투자 여파로 IPO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3년 만에 환경과 에너지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을 올해 1분기 기준 28.4%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친환경 사업을 위한 인수합병에만 3조원 이상이 투자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SK에코플랜트의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10조9579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710억원 늘었다. 이 기간 부채비율도 237%에서 245%로 8%p 상승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김 신임 내정자가 장 부회장과 함께 회사 재무 개선에 중점을 두고, 사업 성과 가속화 및 IPO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여전히 매출의 70% 이상을 기록 중인 솔루션 사업의 사업성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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