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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이 군과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협력해 독자적인 우주항공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 수많은 우주항공 기업이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고 있다. 민관군이 따로 없는 중국은 물론 일본과 유럽도 우주항공 기업이 성장할 토양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정부 기관에서 민간기업에 용역을 주는 형태의 ‘올드 스페이스’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27일 개청하는 우주항공청의 윤영빈 청장과 존 리 임무본부장이 “뉴 스페이스의 토대를 닦겠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A C 차라니아 나사 수석기술자는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사는 (2006년 스페이스X와 체결한) 상업용 궤도 수송 서비스(COTS) 프로그램 이전부터 오랫동안 민간기업과 협력한 역사가 있다”며 “기업과 위탁계약, 보조금 지급, 국가항공우주법에 따른 계약 등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을 맺는다”고 소개했다. 앞서 스페이스X는 나사로부터 2007년까지 12건에 달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 화물 수송 대행 임무를 맡아 세계 최고의 우주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본지가 2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하는 ‘서경우주포럼 2024’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차라니아 수석기술자는 항우연을 방문하고 우주항공 기업 관계자들과 만남도 갖는다.
그는 “나사는 우주법에 따라 미국 민간기업과 상호 이익이 되는 영역에서 다양한 협력을 한다”며 뉴 스페이스 생태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사 우주기술임무국(STMD)이 기업과 기술 개발을 할 때 기업에 약 25%를 출자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나사는 STMD를 비롯해 항공, 과학, 탐사 시스템 개발, 우주운영 같은 각 임무국의 우선순위와 필요에 따라 연구개발(R&D) 과제가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차라니아 수석기술자는 나사의 각 임무국들에 초기 R&D부터 양자컴퓨팅 및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 적용, 기술 통합에 이르기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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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는 예산의 10%인 약 25억 달러를 각 임무국의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차라니아 수석기술자는 “STMD의 경우 10억 달러 이상을 우주임무기술에 투입하는데 최근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개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면서 “이해관계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연간 단위로 (개발 일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X-66 프로젝트는 천음속 트러스 보강 날개(TTBW)를 장착하고 추진 시스템, 소재, 시스템 아키텍처를 강화해 최고 수준의 항공기보다 연료 소비 최대 30% 감축과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식이다. X-59는 저소음·초음속 항공기 디자인에 나사의 조용한 초음속 기술(QueSST)을 적용해 음속의 1.4배 속도를 내면서도 굉음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기업 등과의 파트너십을 혁신해 달 표면 탐사 정보 수집을 강화, 현지 자원 활용 및 모빌리티, 통신, 전력, 먼지 저감 설계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있다. 달 남극에 로봇 착륙선을 보내 얼음 채굴과 자원 추출 실험 등을 위한 IM-2, 지구상의 4세대(4G)·5세대(5G) 이동통신을 달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달 롱텀에볼루션(LTE) 연구가 바로 그것이다. 또 민간의 달 수송 서비스를 위해 나사가 다양한 규모의 미국 기업과 협력하는 민간 달 착륙선 사업(CLPS) 임무를 비롯해 국가가 원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우주기술 개발에 가이드형과 경쟁형 방식을 균형 있게 적용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차라니아 수석기술자는 “나사 임무국 중 과학임무국의 경우 10년 단위 조사를 통해 투자 방향을 잡는다”면서 “나사가 운영하는 ‘테크포트(techport.nasa.gov)’ 사이트를 들어가보면 연구와 투자 방향에 대해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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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니아 수석기술자는 한국 우주항공 당국과 기업에 대해서도 “나사가 최근 발간한 STMD의 필요 기술 목록을 보면 달에서 화성까지 아키텍처 정의, 10년 단위의 조사, 항공연구임무국의 전략 계획 등이 담겨 있다”며 “협업의 기회가 될 수 있는 틈새 영역을 파악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우주항공청 개청을 계기로 협력 범위가 확대돼 윈윈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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