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를 앞둔 26일 한·미 공군 공중 정찰과 한국 해군·해양경찰 기동 순찰에 대한 군사 대응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우리 측의 정탐 강화로 자위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국가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강력한 자위력으로 지켜낼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하고 “지난 24일 우리 최고군사지도부는 군대에 이상과 같은 우리 국가 주권에 대한 적들의 도발적인 행동에 공세적 대응을 가하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의 주권과 안전 이익이 침해당할 때 우리는 즉시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상은 “최근 미국과 한국 괴뢰 공군의 각종 공중정찰 수단들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적대적인 공중 정탐 행위를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전시 상황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공중 정탐 행위를 감행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 주권과 안전을 엄중히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해군과 해양경찰이 “기동 순찰을 비롯한 여러 가지 구실로 우리의 해상국경선을 침범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며 “우리는 대한민국이 말하는 북방한계선이라는 것을 넘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해상 주권이 지금처럼 계속 침해당하는 것을 절대로 수수방관할 수 없다”며 “어느 순간에 수상에서든 수중에서든 자위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밖에 “국경 지역에서 삐라(전단)와 각종 너절한 물건짝들을 살포하는 한국의 비열한 심리 모략 책동이 우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국경 지역에서의 빈번한 삐라와 오물 살포 행위에 대하여서도 역시 맞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담화에서 언급된 ‘군사 최고지도부 지적’은 지난 24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0차 정치국 회의에서 이뤄진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보고와 관련된 내용으로 풀이된다.
당시 통신은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최근 조성되고 있는 군사 정세에 관한 조선 인민군 총참모부의 종합적인 보고를 청취했다”며 “국가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믿음직하게 수호하기 위한 공화국 무력의 당면한 군사 활동 과업이 제시되고 그를 책임적으로 수행할 데 대한 지적이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이 담화를 통해 군 총참모부 보고를 다시 거론한 점을 고려하면 북한의 지상·해상 도발뿐 아니라 그간 지속적으로 준비해 온 군사정찰위성 도발이 임박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군은 지난 24일 “최근 북한 동창리 일대에서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로 추정되는 정황들이 식별되고 있어 한·미 정보당국이 관련 동향을 면밀히 감시·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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