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부리다 탈 났다”…류준열 그린워싱 논란 해명
“욕심을 부리다 탈이 났다”
배우 류준열의 답변은 사회가 원한 ‘정답’은 아닐지 모르지만, 일정 부분 솔직하게 느껴진 건 사실이다. 그는 이미 업계에서 알아주는 ‘골프광’이니까. 그린워싱(green+white washing, 위장 환경주의) 논란이 불거졌다고 “반성하고 다시는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답했다면 정답에 가까웠을지언정, 정작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대중이 연예인에게 원하는 건 의외로 단순하다. 앞과 뒤가 같은 ‘일관성’이다. 류준열 스스로도 대중이 자신에게 느꼈을 ‘배신감’이 당연하다고 말했던 것처럼, 그에게 쏟아진 실망과 질타의 손가락질은 자신의 일관성 없는 말과 행동이 불러온 결과였다. 보통의 연예인에게 대중은 취미로 골프를 치고, 휴대전화 케이스를 빈번하게 갈아 끼우는 것을 문제삼지 않는다.
그런데 류준열의 경우는 다르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홍보대사로서 ‘나는 북극곰입니다’ ‘용기 내’ ‘플라스틱 제로’ 등 다수의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이를 통해 ‘개념 배우’라는 이미지를 챙겼고, 대중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배우로 인식됐다. 배우로서의 본업과 함께 ‘N년차 환경운동가’라는 수식어로 그를 소개하는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류준열은 평소 “실천하는 환경운동가가 되고 싶다”는 말을 ‘직접’ 해왔다. 하지만 정작 환경 보호와 가까운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연예인에게 요구되는 책임과 일관성을 보여주지 못한 그는 ‘언행불일치의 아이콘’으로 전락했고, 그린워싱 논란의 주역이 되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누군가는 류준열의 그린워싱 논란을 두고 연예인에게 과도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기도 한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을 주는 연예인이 갖는 책임감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그의 일관성 없는 말과 행동은 실제로 환경 운동에 힘쓰고 있는 다른 연예인들의 진정성까지도 의심받게 할 수 있다.
앞서 ‘솔직하게 느껴졌다’고 한 것은 환경 보호에 큰 뜻이 있어서 시작한 건 아니라는 걸 ‘솔직하게’ 시인한 것처럼 보였다는 의미다. 그저 ‘이 사랑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생각해낸 것이 ‘환경’이었고, 그러다 점점 ‘욕심’이 생겼고, ‘탈’이 났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이 됐다.
또 류준열은 여러 매체와 인터뷰 중 “(대중의)가식적이고 이중적이라는 의견에 대해 어디서 그렇게 느꼈을지 고민했다”고도 말했다. 그리고 여전히 류준열의 SNS에는 ‘지구를 위해 행동하기’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가 한 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누구도 그가 환경을 생각하고 환경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를 두고 가식적이고 이중적이라고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환경을 보호하면서 자연스럽게 환경운동가라는 이름을 얻게된 것인지, 환경운동가의 이미지를 챙기기 위한 환경보호를 해왔는지를 직시한다면 왜 대중이 자신의 행동을 가식적이고, 이중적이라고 평가했는지 이해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