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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 반도체 사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가 민주노총까지 끌어들여 집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더 힘센 조직과 함께해 싸워야 하지 않겠냐”고 하고 있지만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상급 단체를 갈아타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최근 반도체 수장이 전격 교체되는 등 삼성전자의 사업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노조 리스크는 더 가중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문화 행사 형식의 집회를 열었다.
전삼노의 단체행동은 지난달 17일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문화 행사 이후 두 번째다. 집회에는 노조원 500여 명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을 비롯한 외부 노동계 인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삼노 집행부는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노총이 결합할 경우 쟁의가 더 정치화할 가능성도 커져 이에 대한 삼성전자 안팎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조는 노사협의회가 아닌 노조와의 입금협상,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지급, 실질적인 휴가 개선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3월 노사협의회를 통해 결정한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5.1% 수준이다. 전삼노는 6.5%의 임금 인상과 유급휴가 1일 추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 양측의 입장 차이는 월급으로 환산 시 10만 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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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과 가수 에일리, YB밴드 등 유명 연예인을 초청해 공연을 진행했다. 대형 LED 스크린, 다수의 카메라도 현장에 배치됐고 노조원들의 상경을 위해 버스도 동원했다.
삼성전자 직원 사이에서는 이러한 노조의 모습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인 초청 자체가 집회 목적과는 전혀 맞지 않는 데다 최대 수천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행사 비용을 조합비로 충당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취지다.
현재 위기감이 고조된 반도체 사업 현황에 걸맞지 않는 처사라는 비판도 있다. 삼성전자는 인사철도 아닌 시기에 반도체 사업 수장을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에서는 경쟁사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만 15조 원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많은 돈을 들여 유명 연예인을 부르고 ‘호화 집회’를 강행하는 것에 공감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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