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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남동쪽으로 약 150㎞ 떨어진 ‘한·네팔 신둘리 시범’ 낙농마을. 이곳의 한 농가에서 서울우유 우수 목장에서 기증한 ‘K045’ 젖소가 38.7㎏의 송아지를 출산했다. 마을 사람들은 현지어 ‘막내딸’과 발음이 같고 한국어로는 산이 많은 네팔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송아지 이름을 ‘산이’로 지었다. 한국이 지원한 젖소가 송아지를 낳으면서 해당 젖소는 앞으로 우유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게 된다.
정부가 민간 비영리 국제 개발 기구와 진행 중인 한국형 젖소의 네팔 지원 사업이 속속 결실을 보고 있다. 6·25 전쟁 이후 국제 사회에서 젖소를 기증 받아 낙농업의 기틀을 만들었던 한국이 이제는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축산 자원을 지원하고 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가 민간 비영리 국제 개발 기구 ‘헤퍼코리아’와 손잡고 2022년 12월 네팔로 보낸 101마리의 한국형 젖소들이 5~6월 중 약 40마리의 송아지를 출산한다. 올해 2월 네팔 현지에서 한국형 젖소가 낳은 송아지 ‘감사’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개체 수가 늘고 있다. 출산한 젖소들이 증가하면서 우유 생산량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9월 말께 네팔 신둘리 낙농마을에서 생산하는 일일 우유 생산량은 1.85톤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둘리 낙농마을 네팔 토종 소의 두당 일평균 우유 생산량은 4~5ℓ 수준이다. 한국형 젖소들이 출산을 마치면 네팔 소의 5~6배 수준인 두당 일평균 25ℓ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젖소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한국 젖소 한 마리당 우유 생산성은 2022년 기준 1만 301㎏이다. 이스라엘(1만 2469㎏)과 미국(1만 1150㎏), 스페인(1만 900㎏), 캐나다(1만 852㎏), 에스토니아(1만 422㎏) 등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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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부터 1976년까지 ‘헤퍼인터내셔널’에서 총 44회에 걸쳐 젖소 897마리를 비롯해 총 3200마리의 가축과 150만 마리의 꿀벌을 지원 받았다. 당시 지원 받은 젖소로 산유량과 유성분 조사 등을 통해 젖소 개량을 실시해 지금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네팔의 경우 낙농업이 국내총생산(GDP)의 9%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산업이지만 전반적인 산업의 수준이 뒤떨어져 있다. 농식품부와 헤퍼코리아는 네팔에 단순히 젖소를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신둘리 낙농마을을 발전 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네팔 정부는 향후 한국형 젖소 유전자원을 개량해 네팔 낙농산업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을 방침이다.
현재 네팔에 체류하며 젖소 출산 과정을 살피고 있는 이혜원 헤퍼코리아 대표는 “현재까지 송아지를 10마리 출산했는데 착유한 지 일주일 이내임에도 불구하고 한 마리당 일평균 25ℓ의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며 “신둘리 마을에서 우유가 본격적으로 생산되면 농가에서 우유를 사들여 인근 학교에 유제품을 무료로 배급하는 ‘밀크 포 스쿨’ 사업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헤퍼코리아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산유량과 사료량 등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현지 농가가 활용하도록 교육함으로써 낙농업 디지털화·선진화를 꾀하는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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