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이승석 기자] 공정과 정의를 위한 IT시민연대(준비위)가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 사태’에 대해 “이미 4년 전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올해 국정감사에 소프트뱅크를 소환해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IT시민연대는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라인 사태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5일 라인야후에 한국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지난해 말 ‘라인’ 메신저 앱에서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벌어진 데 따른 조치다. 일본 정부 측은 “지분 매각을 압박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자본 관계 재검토’가 사실상 지분 매각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네이버가 “지분 매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라인야후 자회사인 ‘라인플러스’의 일본 외 해외 사업권만을 가져오는 방안도 제기됐다.
그러나 라인야후는 지난 22일 “네이버와 라인플러스 사이에는 직접적인 자본이나 인적 관계가 없다”라며 “라인플러스는 앞으로도 라인야후 산하 기업으로서 대만이나 태국 등 해외 사업을 총괄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위정현 IT시민연대 준비위원장 겸 중앙대 가상융합대학 학장은 “이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합작한 순간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이후 4년동안 소프트뱅크가 경영권을 완전히 가져갔고 네이버를 궁지에 몰아 지분 매각을 요구함으로써 거버넌스 구조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를 설립하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위 위원장은 A홀딩스의 지분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정확히 절반씩 나눠 갖는 구조에 대해 “글로벌 사회에서 기업이 합작할 때 이런 방식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정상적인 기업 결합 방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이 IT 후진국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위 위원장은 “일본은 올해 2월까지 유일하게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했던 국가”라며 “IT 기업과 비즈니스 모델을 전부 해외 수입과 해외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IT기업의 침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에서 라인 플랫폼을 뺏으려고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다시금 촉구했다. 위 위원장이 이날 정부와 국회에 요구한 대응 방안은 △일본 정부의 ‘자본관계 개선(매각 요구) 행정지도’ 철회 요구 △일본 진출 국내 기업에 대한 불공정 처우 조사 △라인 사태 결의문 채택 △소프트뱅크 소환 및 조사 등이다.
IT시민연대는 지난 9일과 16일에도 입장문을 내고 라인 사태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반면 라인 사태를 정치 쟁점화하지 말고 정부 차원의 조용한 외교와 한일 협력 비즈니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지평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IT플랫폼 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양국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힘을 합쳐 글로벌 플랫폼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라며 “라인 사태는 한일 협력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측면에서 해결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정치권의 압박은 일본 정부를 경고하는 수준에 그쳐야 할 것”이라며 “여야가 초당적으로 네이버 및 정부의 실무 활동을 지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사히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일본 참의원에서 ‘중요경제안보정보의 보호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다. 해당 법안은 기밀정보나 첨단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중요 정보를 취급하는 민간인을 국가가 지정하는 게 요점이다. 정보를 유출하면 5년 이하 징역도 가능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해당 법이 정부가 민간 기업의 인사에 개입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작년에 발생한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위 위원장은 “라인을 강탈하려는 행정지도의 법적 근거가 부족해 이를 보완하기 위한 프로세스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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