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음주운전을 해도, 마약을 해도, 거기다 거짓말까지 했는데 아직 남아있는 팬이 있다. 좋아하는 연예인일지라도 배신감이 안 느껴지는 것일까.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은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이하 ‘슈퍼 클래식’) 공연에 참석해 무대를 펼쳤다.
24일에도 진행 예정인 ‘슈퍼 클래식’이지만, 이날 오후 12시께 서울중앙지법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받는 김호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여는 바. 구속 위기에 처한 김호중의 마지막 공연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3일 공연장에는 팬들이 북적였다.
김호중은 사과나 감사 인사 등 별다른 멘트는 하지 않았다. 그저 공연만 하다가 자신의 논란을 의식한 듯 울컥하는 모습만 보였다. 공연장을 찾은 팬들은 “김호중”을 연호하고 기립박수를 치면서 그를 응원했다.
대부분은 이런 김호중 팬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김호중은 지난 9일 밤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사건과 관련해 김호중 매니저가 김호중의 옷을 입고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허위진술하고, 소속사 본부장이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은폐하려한 정황도 드러났다.
심지어 처음에는 “유흥주점에 간 건 맞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더니 “소폭(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 1~2잔, 유흥주점에서는 양주는 마시지 않았고 소주만 3~4잔 등 총 10잔 이내의 술을 마셨다”로 말이 바뀌었는데, 경찰은 김호중이 혼자 소주 3병 가량을 마셨다는 유흥주점 직원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도대체 몇 번의 거짓말을 한 것인가. 앞으로 또 몇 번의 거짓을 말할지도 예상할 수 없다. 이미 신뢰를 져버린 김호중이다. 그럼에도 많은 팬들이 그를 감싸고 있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도 유명한 거짓말쟁이다.
박유전은 지난 2019년 4월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을 열고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마약을 했다면 연예계에서 은퇴하겠다”고 결백을 호소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고, 전 연인과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돼 그해 7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은퇴하겠다고 말을 내뱉은 것이 무색하게 박유천은 고작 8개월 만에 유료 팬미팅, 화보집 발간, 해외 공연 등 활동을 재개했다. 박유천은 “힘들었다. 많이 후회하고 있다”며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기에 복귀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러 차례 ‘눈물쇼’도 있었다.
박유천의 눈물에 팬들의 마음도 넘어간 것일까. 물론 마약 혐의 말고도 성추문, 고액·상습체납 등 각종 논란이 있었기에 많은 국내팬들은 박유천을 떠났지만, 여전히 일본을 비롯한 해외팬들은 탄탄한 팬심을 자랑하고 있다. 그가 팬미팅, 디너쇼까지 열 수 있을 만큼. 박유천의 SNS만 봐도 그를 응원하는 팬들의 댓글이 수두룩하다.
김호중, 박유천의 팬들만 이런 것은 아니다. 각종 사고를 치고 거짓말까지 했는데도 남아있는 팬들. 왜 계속 응원할까.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대감 때문에 응원하는 거 같다. 집단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느낌들이 있지 않나. 아티스트를 좋아하고 음악을 통해 느꼈던 것들 때문에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있더라도 연대감을 통해서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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