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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계 최초 수경 재배”…수미 감자 뒤를 잇는 종자 개발 시동거는 감자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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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재배가 이뤄지고 있는 고령지농연구소 감자연구실 [사진=공동취재단]


“씨감자는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 고령지농업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물뿌리 분무경 수경재배 방식을 적용해 초기 단계에서 최대한 안전하게 대량 생산을 이룰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지홍 고령지농업연구소 소장은 23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연구소에서 아주경제신문 등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실험복을 입고 설명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수경재배를 통해 ‘씨앗’ 역할을 하는 감자인 씨감자의 바이러스 감염을 막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날 기준 감자 도매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5% 하락한 상태로 거래됐다. 한달 사이 18%가 올랐지만 사과, 배, 당근과 비교하면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감자 가격이 비교적 안정된 이유 중 하나로 새로운 종자 개발도 거론된다. 

이날 기자단이 방문한 고령지농업연구소는 금선, 은선, 골든볼, 골든에그 등 새로운 감자 종자를 개발하기 위해 열심인 모습이었다. 기존 감자보다 품질이 우수하고 생산량이 뛰어난 종자를 개발하기 위해 분주했다. 

골든볼과 골든에그는 이들이 최근 개발한 대표적인 종자 중 하나다. 감자는 기후 변화 등에 민감해 기존 종자를 대체할 품종을 주기적으로 출시해야 한다. 관계자는 “수미칩으로 유명한 수미감자는 저물고 있다”며 “최근에 개발 중인 골든볼은 기존 수미 종자에 비해 맛이 좋고 갈변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고 골든에그는 가공을 할 때 맛이 좋다”고 설명했다. 

감자는 농가에 보급되기 전 총 6단계를 거친다. 이곳에서 3단계를 공급체계(조직배양-기본종-기본식물)를 거치고 감자원종장에서 2단계(원원종-원종), 계약 농가에 보급종 육성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씨감자 생산 수를 늘리고 이를 농가에 직접 납품하는 것이다. 

분무경이라고 불리는 특유의 수경재배 방식은 이곳의 자랑이다. 유리 온실에서 흙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하게 수경재배를 통한 기본종 육성이 이뤄지고 있었다. 관계자는 물탱크 모양의 검정색 용핵기를 가리키며 “질소와 인산, 칼륨 등 10여가지 영양제와 연결돼 있다. 이를 물로 희석해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뿌리 분무경 수경재배 방식은 국제 시장과 기구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조 소장은 “수경재배 방식은 북아프리카 알제리에도 수출되고 국제감자연구소에 채택돼 중국과 북한 등 개발도상국 식량 공급에 일조하고 있다”며 “식량난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수경재배로 성장한 기본종 감자는 기본식물이 된다. 이후 감자의 원원종(原原種)과 원종(原種)이 되는데 이때부터 강원특별자치도 산하 감자원종장에서 재배가 이뤄진다. 감자를 심고 키우기 위한 넓은 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진권성진 기자
2700동의 망실하우스가 있는 감자원종장의 모습 [사진=권성진 기자]


원원종과 원종 재배의 핵심은 ‘진딧물과의 싸움’이다. 진딧물은 감자에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가장 심각한 매개체다. 이 때문에 감자원종장은 비닐하우스 동에 모기장과 같은 촘촘한 백망사를 씌워 진딧물을 막고 있다. 2700동의 망실하우스가 잠실야구장 100여개 크기인 100ha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감자원종장 관계자는 “바이러스 방제를 위해 망사를 씌워 치밀하게 관리하는 곳은 세계에서 한국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씨감자 생산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올해 농촌진흥청 R&D 예산은 전년 대비 20% 삭감됐지만, 씨감자 생산은 이를 피해갔다. 지난해 씨감자 생산 분야 예산은 2억1300만원, 올해는 2억 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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