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소식 직후 544만원 터치 후 530만원대 횡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첫 단계를 승인한 가운데 가격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승인 소식 이전 가격이 고점에 도달한 직후 대규모 매도가 나타났고, 소식 이후에도 이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다수 투자자가 비트코인 현물 ETF 당시와 마찬가지로 ‘뉴스에 매도’한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 오전 9시40분 기준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1.07% 상승한 380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업비트에서는 0.49% 상승한 531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미국 하원은 SEC의 ETF 승인 발표 전인 23일 저녁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에게 승인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후 SEC가 기존 언급을 피해 온 ETF 승인 관련 입장을 뒤집을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졌고, 23일 오후 9시 35분경 이더리움은 원화 기준 544만9000원에서 단기 고점을 형성했다. 시장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른 셈이다. 이후 23일 오후 9시 56분께에는 523만7000원까지 하락했다.
X(구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온체인 애널리스트 ai_9684xtpa는 “23일 저녁에 나타난 이더리움 가격 하락은 벤처캐피털 심볼릭 캐피털(Symbolic Capital) 추정 주소가 주도했을 수 있다”며 “해당 주소는 1분 동안 6968 ETH(2738만 달러 상당·약 376억원)를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또 발표가 예상된 시점인 24일 오전 5시경까지 소식이 전해지지 않자, 이더리움은 달러 기준 3800달러에서 3498달러(업비트 원화 기준 526만원에서 493만원)까지 급락했다. 현물 ETF 승인 소식 직후인 24일 오전 6시께 3720달러~3900달러 내 움직임을 보인 데 그쳤고, 이후에는 다시 하락세를 나타냈다.
현물 ETF 승인 발표 전 상승, 발표 후 하락이 나타난 이유는 ‘소문에 매수, 뉴스에 매도’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전후에도 이같은 움직임이 나타난 바 있다. 실제 승인 발표 이전 고점에 도달했던 비트코인은 발표 이후 20%가량 조정을 받았다. 당시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뱅크(bitBank)는 “ETF 승인은 이미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이벤트고, 승인 전 도달했던 가격은 향후 중단기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싱가포르 소재 가상자산 거래 업체 QCP캐피털도 승인 발표 이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어 실제 승인 이후 큰 랠리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SEC는 신규 ETF 승인 과정에서 19b-4와 S-1(증권신고서) 등 서류를 요구 및 검토한다. 19b-4는 증권 거래소가 규칙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도입할 때 SEC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다. 19b-4를 승인받으면 해당 ETF를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지만 S-1이 승인되어야만 ETF가 실제 발행되고 투자자에게 판매될 수 있다. 이번 승인은 정식 출시의 첫 단계로, 향후 절차가 진행된 뒤 실제 출시 및 거래까지는 2~3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오는 7~8월에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더리움 현물 ETF의 첫 단계가 승인되자 시장엔 낙관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는 “ETF는 상품 기반 신탁 주식이고, SEC가 이를 승인하면서 이더리움은 증권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담 코크란 블록체인 투자사 시니암하인베너스 파트너 애널리스트는 “이더리움이 (증권성 논란에도) 상품 분류를 받았다면 향후 다수 가상자산도 상품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앤서니 스카라무치 미국 헤지펀드 스카이브릿지캐피털 설립자는 “솔라나 ETF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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