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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제인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SGLT)-2는 만성 신장병 환자들의 투석 시점을 크게 늦춰줍니다. 삶의 질이 개선되면 신장병 환자들은 직장 생활을 계속하는 등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결국 국가 경제에까지 도움이 될 것입니다.”
23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막한 유럽신장학회(ERA)의 주인공은 당뇨병 치료제였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날 ‘성화를 봉송하다: 만성 신장질환 표준 치료제로서 SGLT-2 억제제’를 주제로 연 개막 세션에는 450여 명이 몰렸다. 준비된 자리 400석은 만석이 돼 50명 이상이 행사장 뒤에서 선 채로 발표를 경청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블록버스터 약물인 SGLT-2 억제제 ‘포시가’는 원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신장의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해 혈당을 낮춰주는 원리다. SGLT-2가 혈액 속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해주기 때문에 최근에는 신장의 부담을 덜어주고 신부전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세션의 발표를 맡은 스페인 히메네스 디아스 대학병원의 베아트리스 페르난데스-페르난데스 교수는 “임상적 관성 탓에 SGLT-2 억제제가 만성 신장병의 표준 치료제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만성 신장병이 진행됐을 때 환자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SGLT-2 조기 사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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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비만약 열풍을 불러온 노보노디스크에도 학회 참가자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와 당뇨약 ‘오젬픽’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신장병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임상 시험 결과가 24일 오후에 발표되기 때문이다.
노보노디스크가 앞서 공개한 임상 시험 ‘플로우(FLOW)’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는 신부전과 신장·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등의 위험을 약 24%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우 임상은 전 세계 28개국의 제2형 당뇨병 및 만성 신장병 환자 353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마틴 홀스트 란지 노보노디스크 개발 담당 부사장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 40%가 만성 신장병을 앓는다”며 “이번 임상 시험 결과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제2형 당뇨병 및 만성 신장 질환 환자를 위한 최초의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치료 옵션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뇨병 치료제가 약 120조 원 규모의 투석 시장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빅파마인 베링거인겔하임과 일라이릴리도 SGLT-2 억제제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에서 심부전·신부전증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한 ‘자디앙’ 홍보를 위해 연합 부스를 꾸렸다.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신장 건강의 재고와 신장 치료의 혁신’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ERA에는 98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부스를 마련했고 의료인, 제약업계 관계자 1만 여 명이 참석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인바디(041830)가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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