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희가 간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고(故) 허참에 대한 죄책감을 토로했다. 마지막까지 고인의 투병 사실을 알지 못했고, 더 챙겨드리지 못한 기억들은 후회로 남았다.
23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김민희, 서지우 모녀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김민희는 ‘챙겨야 하는 중요한 사람을 놓친 경우가 있냐’라는 질문을 받자, 고 허참을 언급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허참과 함께 1년 동안 케이블 방송에서 MC로 활약했던 김민희. 그는 “생님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안타까운 것은 선생님의 투병 사실을 저는 몰랐다. 선생님이 한 주 한 주 살이 빠져서 ‘왜 그러세요’ 물어보면 ‘임플란트 때문에 아파서 못 먹었다’고 하시더라. 하루는 느낌이 안 좋아서 매니저한테 ‘선생님 어디 아프시죠?’ 이렇게 물어봤는데 끝까지 아니라고 하셨다”라고 털어놨다.
허참은 방송에 누가 될까봐 투병 사실을 끝까지 숨겼던 것. 김민희는 “일찍 데뷔해서 오래 일하다 보니 같이 일했던 동료들을 많이 잃었다”라며 “느낌이 이상했다. 분장실을 같이 쓰다 보면 의자도 많이 부서져 있지 않냐. 그런데 선생님이 망가진 의자에 앉아계신 게 미치겠더라. 그때가 코로나 때였는데, 가장 일찍 가서 제일 좋은 의자를 갖다가 다 소독해서 앉혀 드렸다”라고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특히 그는 “내 휴대폰에 선생님 뒷모습 사진이 그렇게 많다”면서 “아직도 통증을 숨기려고 내뱉던 ‘아휴’ 소리가 생생하다. 그런데 마지막 12월에 딸이 ‘선생님이 돌아가셨다’고 하는 거다. 알고 보니 간암 말기라 버티기조차 힘들었을 상황에도 마지막까지 힘든 내색 없이 방송을 하셨다”라고 속상해했다.
지금도 여전히 죄송하다며 눈물을 쏟은 김민희는 “나는 그것도 모르고 선생님한테 갱년기가 와서 힘들다고 철없이 투정을 부렸다”라며 “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민희야 열심히 해, 내가 너 끝까지 받쳐줄게’ 이러셨다. 선생님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너무 많은 걸 잘 가르쳐주셨다. 제가 마지막 파트너 MC였는데 철이 없어서 못 챙겨드린 것에 대한 후회와 죄책감이 크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한편 고 허참은 지난 2022년 2월 간암 투병 끝에 향년 73세로 세상을 떠났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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