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에 수렴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보였다.
이 총재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안정된다는 확신이 들면 제약적 금리 수준을 정상화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현재 국내 기준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지긴 했지만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하향하는 걸 전제로 삼고 있다”며 “현재 금리 수준은 제약적 수준에 있기 때문에 물가를 낮추는 쪽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와 수출 사이 괴리가 크고 내수 내에서도 양극화가 커서 물가가 안정되는 수준으로 온다면 금리 수준을 정상화하는 것이 당연히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내외적 여건 변화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하반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4월에 비해 훨씬 커졌다”며 “물가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추세를 확인한다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인하 시점을 확인한 다음 폭을 결정하는 데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아직 폭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원칙적으로 미국 금리 정책이 바뀌었기 때문에 여력도 커졌다”면서도 “기계적으로 미국에 따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미국 통화정책의 변화에 따른 환율시장 영향과 자본 이동성 영향, 그에 대한 국내시장 영향, 궁극적으로 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하여 통화정책을 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GDP) 전망이 한국은행 예상치를 웃돌아 경제 전망에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분기 GDP 속보치가 기존 전망과 차이가 나는 이유는 통관 자료들이 금방 들어오는 게 아니다 보니 놓친 게 있었다”며 “전망 실패로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았냐는 데 대해 겸손하게 개선 노력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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