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위한 다각적 접근 필요
ROE 및 기업 건전성 지표 등 주요국 대비 저조
밸류업 ‘긍정적’…세제 개편 등 선제적 대응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의 수익성 제고, 주주환원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코리아 밸류업, 퀀텀점프 조건은’을 주제로 개최된 ‘데일리안 2024 글로벌 금융비전 포럼’에서 “한국 증시 부진의 원인은 기업의 수익성 둔화 및 낮은 주주환원, 지배구조 등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실장은 최근 10년간 국내 주가지수는 주요국 지수 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해당 기간 일본(222%), 미국(188%), 대만(133%) 등은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지만 한국은 33% 수준에 불과했다
이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으로 상장 기업의 수익성 저하를 꼽았다. 실제 한국 증시의 10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ROE)의 경우 7.9%로 미국(14.9%), 대만(13.6%), 중국(11.5%), 일본(8.3%) 등에 비해 저조했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실제 기업이 얼마만큼 이익을 내고 있는지는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주주환원과 미흡한 지배구조도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한국 증시 배당수익률은 1.75%로 집계됐다. 이는 대만(3.62%), 독일(2.89%), 중국(2.34%), 일본(2.16%), 미국(1.78%)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한국은 1.49%로 대만(3.22%)과 일본(2.25%)에 비해 낮았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 지배구조 순위는 8위를 나타냈다. 특히 지배구조제도와 상장회사의 지배구조 이행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실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선 수익성 제고, 주주환원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는 비영업자산 활용 증대,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소액주주 권리강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긴 호흡을 통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본질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골자다. 기대 효과로는 자율적 시장 압력, 지배 구조 개선 유도, 자산·자본의 효율적 배분,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등을 꼽았다.
이 실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또 다른 방향인 ‘한국 경제 퀀텀점프’ 조건으로는 혁신성장, 구조개혁, 저출산 해소 등을 들었다. 먼저 벤처 육성 및 유망 신성장산업 육성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며 연금개혁, 교육개혁 등 사회 구조적 개혁과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선제 대응 및 저출생 억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시장 중장기 발전을 위한 과제들도 언급했다. 최근 혁신 기업의 출현 부족과 좀비 기업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 기업공개(IPO)와 상장폐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익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이사회·경영진의 역할과 책임 강화가 선결 돼야 한다”며 “또 세제 개선은 물론 장기 투자 흐름을 이끌 기관 투자자 수요 기반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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