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인수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23일 출범 1주년을 맞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랜 기간 채권단 관리를 받으면서 ‘주인 없는 회사’로 여겨졌으나 한화그룹 편입 후 주력 회사 중 하나로 올라서고 있다. 한화오션은 과거 저가 수주로 몸살을 앓았으나 최근 선별 수주 전략으로 수익성을 높였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 주도로 특수선과 해양 사업에 집중했고 올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의 실적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매출 1조4398억원, 영업손실 628억원을 기록한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2836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에는 12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9조2800억원을 기록했다. 한화그룹이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해인 2022년 2조원 대에서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3월말 대우조선해양의 부채 비율은 1858%에 달했으나, 한화그룹 인수 후 이뤄진 3조5000억원의 유상증자 등으로 올해 3월말에는 241%로 줄었다.
한화오션의 기업신용등급은 지난해 말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BBB-(긍정적)’에서 현재 BBB+(안정적)’로 두 단계 상승했다. 지난 21일 한국기업평가는 한화오션의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변경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3년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2020년말 8조600억원이던 수주잔고는 올해 3월말 27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2월 오세아니아 선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3420억원에 수주했는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가 계약이다.
한화그룹 방위산업(방산)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는 올해 1분기 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상선 영업이익률(0.9%)의 4배에 달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방위사업청과 울산급 호위함 배치(Batch·군함의 세대를 뜻하는 말)-Ⅲ 5~6번함 건조 계약을 7919억원에 맺었고, 12월에는 방위사업청과 장보고Ⅲ 배치-Ⅱ 3번함 건조 계약을 1조1020억원에 체결했다. 현재 HD현대중공업과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설계 유출과 관련한 갈등을 빚고 있으나, 올해 말로 예정된 KDDX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신사업을 위한 인수합병과 지분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우선 특수선 사업을 통해 쌓은 경험으로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뛰어든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미국법인 USA홀딩스를 설립하고, 호주 방산 업체 오스탈 인수에 뛰어들었다. 오스탈은 호주는 물론 미국에도 법인을 두고 있어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을 수주하는 데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플랜트 사업의 경우 지난달 ㈜한화의 해상풍력 사업과 플랜트 사업을 양수하고,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키우는 중이다. 또 지난 13일 싱가포르 다이나맥홀딩스 지분 21.5%를 인수했다. 다이나맥홀딩스는 해양플랜트 상부구조물 제조 기업으로 부유식 해상풍력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유상증자로 확보한 1조4971억원을 함정 건조와 친환경 연료 기술 개발을 위한 시설 투자에 약 5700억원, 해외 방산 및 풍력 사업을 위한 타법인 취득 자금으로 약 7200억원, 신기술 개발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약 2071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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