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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 비교 서비스, 출시 미뤄지는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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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코노미(Pet+Economy, 반려동물 시장 및 관련 산업) 시대의 도래로 주목받았던 펫보험 시장이 삐걱대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출시키로 했던 비교·추천서비스가 계속 미뤄지는 것이 나름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면서다.

카카오페이는 당초 4월 목표로 사업을 진행했지만, 내달께는 돼야 가능할거란 전망이다. 출시 상품 구성을 두고 보험사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 시장을 너무 낙관적으로 평가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 강남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 피부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 뉴스1
서울 강남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 피부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 뉴스1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이 협력한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6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네이버나 카카오 등 플랫폼에서 다양한 보험사의 펫보험 상품을 비교해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월 자동차보험과 용종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펫보험 등으로 보험상품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반려동물에게 최적화된 보험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한다는 목표다.

원래는 출시 시기를 4월로 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보험사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는 등 차질이 생겨 일정이 지연됐다. 금융감독원에서 기초서류 준비, 부가조건 이행내역 제출 등에 대한 검토 기간을 길게 잡은 것도 지연에 한몫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특히 손보사간 펫보험을 일반보험으로 출시할지 장기보험으로 출시할지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지연 사유로 꼽힌다. 일반과 장기는 엄연히 다른 상품인 만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추천하기 어려워서다.

대다수 손보사는 펫보험 가입기간을 3년 이상 장기보험으로 판매하겠다는 입장인데, 삼성화재는 1년 미만인 일반보험으로 팔겠다는 입장이다. 장기보험으로 출시하면 타사 대비 보험료 경쟁력에서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펫보험은 가입기간이 짧은 만큼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보장범위는 단순 관절질환이나 피부병 등으로 좁아진다. 장기펫보험은 가입기간이 1년 이상으로 보험료가 비싸지만 입·통원비와 수술비 등 보장범위가 넓다.

업계는 카카오페이가 출시 시기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잡았다고 판단한다. 보험사별 상품 구성이 달라 하나하나 맞춰서 비교해야 하는데, 무리하게 출시 시기를 정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1월 오픈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도 출시 이후 꾸준히 전산 오류가 발생해 문제가 발생했다”며 “일부 특약이 누락돼 안내되는 경우도 있었고, 보험 할인 방식에 대한 안내가 통일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적도 있었다. 여러 오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4월 출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펫보험 상품 자체에 있다. 국내 반려동물 수 대비 펫보험 가입률은 현재 1.4% 수준으로 매우 낮은 상황이다. 펫보험 상품이 자동차 보험처럼 의무보험도 아닌 만큼 플랫폼 출시를 통한 실제 가입수요가 늘어날 지는 미지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은 의무보험이 아닌 만큼 가입 수요가 많지 않은것이 사실”이라며 “설계사 권유나 니즈에 대한 환기 없이 플랫폼을 통해 가입하려는 수요가 많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진료비 정보·진료 항목 표준화 등 해결해야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같은 질병이라 할지라도 동물병원마다 가격과 항목 코드가 제각기 다르다. 진료수가도 천차만별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익성 저하로 추가 펫보험 상품을 운영할 보험사가 나오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비교·추천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반려견의 경우, 사람과 달리 정확한 연령 파악이 어렵다는 것도 한계다. 기대수명에 따라 질환·질병 정도가 다른 만큼, 보험료 책정도 달라야 하지만 이 부분은 실질적으로 견주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서비스가 활성화되려면 기본적으로 시장 참여자가 많아야 한다”며 “펫보험 상품의 경우 손해율 관리가 까다로워 추가로 시장에 진입할 보험사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흥행 실패도 불안요소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통상 자동차보험 계약건수의 5% 수준만 비교·추천서비스를 통해서 판매된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가입자 수만 2500만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플랫폼 이용률이 저조하자 펫보험 비교·추천서비스 흥행에 의문을 표하는 시각이 제기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펫보험 비교 서비스는 6월 중 출시될 예정”이라며 “안정적인 서비스 출시를 위해 보험사들과 긴밀하게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IT조선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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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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