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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혁 서울대 교수 “지배주주 사적이익 조정해야” [2024 금융비전포럼-주제발표2]

데일리안 조회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위해 필요

“주가 상승 시킬 여러 가지 유인·압박 제공”

창의적 사업 활동 보장·주주 보호 조화 필요

정준혁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코리아 벨류업, 퀀텀점프 조건은'을 주제로 열린 2024 글로벌 금융비전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준혁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코리아 벨류업, 퀀텀점프 조건은’을 주제로 열린 2024 글로벌 금융비전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배주주의 사적이익을 적절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준혁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코리아 밸류업, 퀀텀점프의 조건은’을 주제로 열린 데일리안 2024 글로벌 금융비전 포럼에서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와 “지배주주가 주가를 상승시킬 여러 가지 유인과 압박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가는 지배권의 사적이익이 반영되지 않은 일반주주간 거래 가격이다. 하지만 전체 주식 가치가 증가하더라도 지배권의 사적이익이 과도한 경우 시가총액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지적이다.

정 교수는 “지배주주의 사적이익을 적절하게 조정해 기업가치 증가가 주식가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에는 지배주주가 존재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 과반수에 못 미치는 지분(25% 전후)만으로도 계열회사 출자와 순환 출자, 상호주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회사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정 교수는 “비교적 낮은 지분으로 상장회사를 지배하는 경우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며 “배당, 자기주식 취득과 같이 전체 주주에게 부가 귀속되는 의사 결정보다는 지배주주 보유 개인회사와의 거래 등을 선호할 인센티브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컨대 지배주주가 A회사에 30%, A회사가 B회사에 30% 지분율을 보유해 A, B 회사를 지배하는 경우 B회사가 100원 배당을 하더라도 지배주주에게 귀속되는 금액은 9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배주주로서는 B회사 자금 100원을 배당금으로 사용해 9원을 취득하기보다 B회사와 지배주주가 보유하는 개인회사와의 거래, B회사로부터의 높은 보수 수령 등을 추진할 유인이 있는 것이다.

이에 국내에선 지배권의 사적이익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고 정 교수는 진단했다. 지배주주가 보유하는 주식 1주의 가치와 일반주주가 보유하는 주식 1주의 가치가 다르게 평가·거래되고 있어서다.

정 교수는 “인수·합병(M&A) 시 높은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지배주주에게 지급되고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은 저평가 돼 있지만 경영권 이전이 수반되는 M&A 시장은 저평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라고 우려했다.

또 기업의 창의적 사업 활동 보장과 주주 보호라는 조화를 이루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효적 운영은 물론, 다양한 기업 거버넌스와 자본시장 제도 개선 방안의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이익잉여금을 재투자해 기업가치를 더 증가 시키는 데 사용할지,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분배할지는 경영 판단의 문제”라며 “이익잉여금을 창의적이며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해야 하고 만일 어렵다면 배당,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련 좋은 법 제도들이 실제 활용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시장 역할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좋은 법 제도를 만들어도 실제 활용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 거버넌스가 좋은 회사가 자본시장에서 낮은 비용에 자금을 효과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시장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법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역할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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