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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허리띠 꽉 매고 재원 확보…재도약 위한 큰그림 그린다

데일리안 조회수  

대형 M&A 위한 재원 확보 주력

비개발 조직 중심 고정비 축소 나서

제2사옥 비용은 부동산 매각해 대응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부활’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본업의 현금 창출력이 떨어지고 있어 곳간 사정이 예전만 하지 못한 상황에서 갖가지 전략으로 신성장동력을 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나섰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올해 3월 말 연결기준 1조 3382억원이다. 지난해 말(1조5326억원)보다 약 1943억원 줄었다. 유동화 가능한 자산을 다 더하면 3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다른 게임사들과 견줬을 때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긴 하나 곳간 사정이 예전만 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계속 저하되는 상황에서 1월 말 만기가 도래한 1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했기 때문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차환보다는 현금상환으로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엔씨소프트는 업황 둔화와 함께 리니지 IP(지식재산권)의 라이브 기간이 길어지면서 본업 현금창출력이 하락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3910억원에서 2022년 7360억원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1399억원대로 내려왔다. 2022년에는 신작인 ‘리니지W’ 덕분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재무 구조도 보수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엔씨소프트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마이너스(-) 780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줄었다. 금융상품·투자자산을 정리하고 IP 투자도 소폭 줄였다. 향후 적극적인 외부 투자를 위해 당장 투자에 들어가는 지출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인 재무 전략으로 재원 확보에 나선 것은 대형 M&A(인수합병)를 위해서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둔화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외부 IP 확보를 통한 실적 개선 의지를 보여왔다. 하지만 섣부른 M&A는 오히려 기업에 자충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그간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올해는 M&A 성과를 가시화할 전망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월 진행된 2023년 연간 및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저평가된 서구권과 동남아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투자 방향성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M&A(인수합병)에 굉장한 노력과 시간을 쏟아붓고 있기에 올해는 실질적 결과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재원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경영 효율화를 통해 비용 지출도 최대한 방어하고 있다. 그간 엔씨소프트는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비해 임직원 수가 과도하게 많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엔씨소프트 임직원 수는 5023명이다. 크래프톤(1597명)이나 넷마블(831명)와 비교하면 월등히 많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 9일 전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과 분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고사직은 이달 중으로 마무리되며 일부 조직의 기능은 연내 분사할 예정이다.

판교 제2사옥 건설로 늘어난 지출은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대처할 방침이다. 토지 매입비와 공사비에 총 1조원이 투입될 것이라 예상되는데, 보유 중인 삼성동 엔씨타워를 매각하거나 판교 R&D센터 일부를 유동화할 계획이다. 두 건물의 합산 장부가액은 2300억원 수준인데, 시가로 합산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타이트한 재무 전략을 이어가는 동시에 게임 사업도 드라이브를 건다. 엔씨소프트는 내달 출시 예정인 난투형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를 시작으로 연내 신작 3종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글로벌 서비스 지역 확장도 추진한다.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 글로벌 서비스, 블레이드&소울2의 중국, 리니지2M 동남아 출시를 준비 중이다.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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