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중 재건축 규제 완화 혜택을 처음 받게 될 선도지구 선정 규모와 기준을 확정해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을 타개하기 위한 시의적절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고 봤다. 다만 조합원 동의율 확보를 위해선 공사비, 분담금 등 넘어야 할 과정이 산적해있는 만큼, 선도지구 지정 만으로 재건축 사업 순항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정부의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발표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연 연구위원은 “노후도심과 정주환경의 개선을 위한 선정기준 발표는 현 시점에서 필요한 내용”이라며 “신도시를 한번에 정비할 수는 없으니 순차적으로 하기에 앞서 시범케이스로 하겠다는 것이 선도지구의 핵심이기 때문”이라며 말했다.
특히 선도지구의 대상이 아파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만큼, 해당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지자체가 사실상 지구 선정 권한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적절하단 의견이 나왔다.
이 연구위원은 “해당 지역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중앙부처가 아닌 지자체”라며 “사업유형별 안배, 선도지구와 별도로 특별정비구역 지졍, 세부 평가기준과 배점 조정, 사안에 따라 정성평가 허용 등을 고려할 때 특히 그렇다”고 부연했다.
선도지구 선정을 위해선 주민 동의율(특별정비구역 내 전체 토지등소유자 동의율)이 관건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선도지구 공모에 신청할 주민들은 구역 내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50% 이상 동의와 단지별 토지등소유자의 50% 이상 동의를 받아 공모에 접수할 수 있다. 전체 선도지구 평가기준(100점) 중 주민동의 여부 항목의 배정된 점수는 60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연구위원은 “선정기준에서 주민동의율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며 “1기 신도시 초기부터 입주한 이들은 경제활동의 전성기가 지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각에서는 어느 지역과 단지가 가능성이 높을지를 일정수준 예상가능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비사업 문턱을 높이는 조합원 분담금과 공사비 관련 내용이 빠져 있기 때문에, 눈에 띄는 사업 속도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단 견해도 나왔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결국 주민 동의 여부가 핵심인데, 지금 계획에선 공사비, 분담금 등 이슈는 빠져있다”며 “선도지구 지정만 한다고 재건축 사업이 순항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향후 선도지구 지정 단지를 중심으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는 등 본격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가장 빨리 재건축 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집주인들은 매물을 회수하고 호가를 올리는 등 움직임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금은 개별 조합원들의 자금여력, 즉 추가 분담금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으냐가 정비사업 추진의 관건이다”며 “사업추진 속도도 부촌중심으로 두드러질 여지가 크고, 그런 흐름에서 지역적, 국지적 양극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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