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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사상 최고치 달리는 나스닥… 벤치마킹한 코스닥은 ‘제자리’ 왜?

아주경제 조회수  

자료인베스팅닷컴
[자료=인베스팅닷컴]

최근 3년간 나스닥 지수가 48% 오를 때 코스닥 지수는 3% 내렸다. 미국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 이를 벤치마킹해 만든 코스닥은 횡보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산업 경쟁력에서 한국이 크게 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스닥지수는 엔비디아 실적 기대감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5% 오른 1만6794.87에 거래를 마쳐 지난 15일 이후 3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코스닥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이날 코스닥은 전일 대비 0.57포인트(0.07%) 내린 846.51에 장 마감했다. 지수는 올해 고점인 916.09포인트와 비교해 8.22% 하락했다.
 
코스닥지수와 나스닥지수 수익률은 최근 3년간 크게 벌어졌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2022년 5월부터 현재까지 나스닥지수는 47.9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3.79% 감소했다.
 
코스닥은 지난 1996년 7월 1일 미국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을 벤치마킹해 만들어졌다. 나스닥처럼 기술주 중심으로 혁신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출범한 시장이다. 정보기술, 바이오기술 등의 기술기업과 벤처기업이 주로 상장되어 있다.
 
과거 나스닥과 코스닥은 함께 오르고 함께 내리는 동조현상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탈동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놓고 증권가에서는 “시장 소속 기업들의 근본적인 체력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나스닥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ASML 등 소위 ‘공룡 기업’들이 즐비하다. 이들 기업이 이익을 내면서 나스닥지수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코스닥 대표 종목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알테오젠, 엔켐, HLB, 셀트리온제약 등 이차전지나 바이오 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 5개(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알테오젠, 엔켐, HLB) 가운데 에코프로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 기업이다.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미래 가치를 더 인정 받았던 셈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나스닥과 코스닥의 수익률을 단편적으로 비교하기도 어렵다. 이유는 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나스닥의 경우 실적을 내고 있는 기술 기업들이 많은데 코스닥은 이차전지나 바이오 업종에 쏠려 있다. 업종 자체가 달라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우량한 기업들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카카오, 셀트리온, 포스코DX, 엘앤에프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잇따라 코스피로 상장 이전한 바 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코스피시장으로 이전할 때마다 코스닥시장이 코스피시장의 2부 시장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위험 대비 수익률이 낮고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시장이라는 코스닥시장의 부정적 평판이 IT·기술기업 중심 시장이라는 긍정적 평판을 압도하면 일방적인 이전 상장 현상이 나타난다”며 “코스닥시장 대형 상장기업의 계속되는 이전 상장은 코스닥시장의 위상과 기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일부 기술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회사들이 코스닥시장의 평판을 훼손하고 있다. 지난달 사이버보안 전문기업인 시큐레터는 상장 8개월 만에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고 주권 거래가 정지됐다. ‘파두 사태’ 이후 지난해 12월부터 금융당국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 온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라 시장에 큰 파장을 미쳤다.
 
김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 상장요건의 완화는 중소벤처와 기술기업의 상장기회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상장기업의 질적 수준 저하로 이어진다면 코스닥시장의 위험-수익 특성을 악화시키고 추가적인 저평가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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