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를 인정한 가수 김호중이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라며 고개 숙였다.
김호중은 21일 밤 10시 40분께 서울 강남경찰서를 빠져나왔다.
경찰 조사는 오후 5시께 끝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호중은 비공개 출석 8시간 40분 만에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모습을 드러냈다. 김호중은 “조사 잘 받았고, 앞으로 남은 조사 잘 받도록 하겠다”라며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죄송하다”라고 짧게 입장을 전한 후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김호중의 변호인인 조남관 변호사는 “오늘 음주운전을 포함해 사실 관계를 모두 인정했다.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마신 술의 양을 말씀 드렸다”라며 “그동안 한 순간의 거짓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했고, 뒤늦게라도 시인하고 국민들한테 용서를 구하고 있다. 국민들의 노여움을 풀어주시고,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해서 잘 변론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남관 변호사는 “오늘은 음주운전 부분만 조사했다. 추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며 증거 인멸 및 대리 자수 교사 혐의 등에 대해선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뒤늦게 혐의를 인정했는데, 구속을 염두에 두고 김호중의 입장을 대신 전한 것이냐고 묻자 “양심에 기초해서 더이상 거짓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해서는 안된다는 그런 마음이었고, 김호중 씨도 크게 공감하고 동의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비공개 출석에 대해 ‘도둑 출석’, ‘꼼수 출석’이라는 말이 있었던 바. 조남관 변호사는 “규정상 경찰청 공보규칙 16조를 보시면 비공개가 원칙이다. 피의자의 출석 조사에 있어서는 사진 촬영 등을 허용하여선 아니되고 보호 조치 의무가 있다”며 “물론 김호중 씨가 유명 가수이고, 사회적 공인인 관계로 국민들에게 직접 사과를 하고 고개를 숙이는 게 마땅하나 본인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거 같다.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향후 수사 대응 계획에 대해 “피의자 방어권을 보장하면서도 진실을 은폐하지 않고 거짓 진술을 하지 않게 하는 게 변호사 법에 나와있다. 그 법의 취지에 충실하게,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게, 진실이 감춰지지 않게 성실히 변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호중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강남경찰서에 비공개 출석했다. 음주운전 인정 후 첫 소환 조사였지만, 김호중은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취재진을 피해 지하주차장을 통해 조사실로 들어갔다.
경찰은 김호중에게 사고 경위와 사고 당일 마신 술의 종류, 양 등 혐의 내용에 대해 조사했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 9일 밤 11시 40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후 미조치 등)를 받고 있다. 사고 후 경기 구리시의 한 호텔로 간 김호중은 17시간 뒤인 다음날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출석했다.
그 사이 김호중 매니저가 김호중의 옷을 입고 경찰을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진술하고,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이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죄를 은닉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소속사 대표이자 김호중과 친인척 관계인 이광득 대표는 “내가 김호중 매니저에게 ‘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옷을 갈아입으라고 한 것도, 경찰서에서 거짓 자백을 하라고 한 것도 다 내가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호중은 음주운전 의혹을 부인하다가 사건 발생 10일 만인 지난 19일 입장을 번복하고 돌연 혐의를 인정했다. 김호중은 “음주 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소속사 역시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거듭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20일 김호중과 소속사 이광득 대표, 본부장, 매니저 등 4명을 출국 금지하고, 김호중의 소속사를 추가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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