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뚜렷하게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없었던 데다, 투자자들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기다리며 관망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하락 출발해 장 중 하락폭이 커지며 2720선으로 내려갔다. 코스닥 지수는 상승 출발했지만, 이차전지주(株) 위주로 약세를 보이며 하락 전환해 약보합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96포인트(0.65%) 하락한 2724.18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5005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61억원, 3273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대형주가 줄줄이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10종목 중 SK하이닉스와 현대차를 빼고 모두 내렸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63% 내린 7만84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1.00% 상승한 19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마이크론 등 반도체 업종의 강세로 미국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HBM과 연관성이 더 높은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는 2.5% 올랐고, 마이크론은 3% 상승했다.
업종별로도 대다수 업종이 하락 마감했다. 운수창고, 철강금속, 화학, 유통업이 1% 이상 내렸다. 비금속광물, 의약품, 섬유의복, 전기전자, 건설업, 음식료품, 제조업 등도 1% 미만 하락했다. 반면 의료정밀업은 1% 이상 올랐고 전기가스업, 서비스업이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7포인트(0.07%) 내린 846.51로 하루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43억원, 69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은 홀로 417억원을 사들였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였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각각 4.46%, 3.41% 하락했다. 그룹사인 에코프로머티가 2대 주주의 지분 매각 소식으로 12% 넘게 내린 여파다.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던 HLB는 3.19% 오르며 반등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 중 엔켐과 클래시스도 각각 3%대 상승 마감했다.
1분기 최대 규모 수출액을 기록한 화장품주가 특히 강세를 보였다. 네이처셀이 22.63% 올랐고 아이패밀리에스씨도 12.85% 상승했다. 씨앤씨인터내셔널과 본드도 각각 10%대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강세를 보이면서 우리기술투자 등 관련주도 강세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선물 매수세가 크게 줄었고, 뚜렷하게 주가가 오르는 업종이 없는 가운데 순환매 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순환매는 뚜렷한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아 업종별로 매수세가 순환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연구원은 “1350원대를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 후반까지 상승하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 미미했다”면서 “엔비디아 실적을 대기하며 국내 반도체 업종은 관망하는 분위기였다”고 분석했다. 지수 향방 및 자금 유입 여부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달려 있다고도 했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의 금리 결정 신중론이 이어지며 상승했다(원화 가치는 하락).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7.40원(0.55%) 오른 136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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