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 라이온즈에서 3년간 10승밖에 못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서 조용히 대박을 칠 조짐이다.
벤 라이블리(32,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3승(2패)을 따냈다.
라이블리는 201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4승을 따낸 뒤 6년만인 2023년에 신시내티 레즈에서 다시 4승을 따냈다. 그 사이 2019~2021년에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몸 담았다. 3년간 36경기서 1승12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다.
사실 눈에 띄는 성적이 아니었다. 풀타임 시즌은 2022년이 유일했고, 2021년과 2023년은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실적은 변변치 않고, 한국에서 성공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올 시즌을 앞두고 클리블랜드와 1년 75만달러(약 10억원)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 외국인선수들 중에서도 올 시즌 라이블리보다 높은 몸값을 선수가 수두룩하다. 라이블리는 도전정신을 앞세워 메이저리그 최저연봉 수준으로 새출발했다. 이날까지 피안타율 0.243, WHIP 1.24로 나쁘지 않다.
90마일이 채 안 되는 패스트볼에, 80마일대 체인지업, 70마일대 후반의 커브까지. ‘느리게 더 느리게’ 전략이다. 물론 80마일대 스위퍼를 한가운데로 던졌음에도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등 운도 따랐다. 그러나 라이블리는 다양한 피치 디자인으로 나름대로 생존력을 보여준다.
최고 90마일대 초반의 패스트볼로도 7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이를 테면 5회 선두타자 브렛 바티에게 스트라이크 존 상단과 하단을 철저히 활용, 76.6마일 커브~84.1마일 체인지업~90.4마일 투심으로 삼구삼진 처리했다.
3회 토마스 니도에게 76.5마일 커브가 한 가운데로 몰려 좌중월 솔로포 한 방을 맞긴 했다. 그러나 이건 느린 공 투수에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완벽한 커맨드는 아니어도 5~6이닝을 끌고 가는 게 인상적이다.
클리블랜드는 라이블리에게 4월 중순부터 선발진 한 자리를 맡겼다. 고작 75만달러짜리 투수가 풀타임 선발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기대이상이다. 4월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2.30, 5월 4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3.22. 클리블랜드가 75만달러를 여유 있게 전액 회수할 가능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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