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협의체 ‘닥사(DAXA)’ 의장을 맡고 있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차기 의장사를 어느 거래소가 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간 업비트가 맡아온 만큼 이번엔 빗썸 차례지만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업비트의 입지가 워낙 굳건하고 닥사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어 의장사가 바뀔지는 두고봐야한다는 시각이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닥사 의장을 맡아 왔던 이석우 대표의 임기가 다음달 만료됨에 따라 이재원 빗썸 대표가 차기 의장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행사 등 사석에서 이석우 대표가 이재원 대표에게 닥사 의장을 맡을 것을 권유했다는 후문도 나온다.
애초 닥사 출범 당시 회원사들이 돌아가면서 의장을 맡기로 한 것도 빗썸이 차기 의장사로 거론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닥사 설립 때 순서대로 의장사를 맡기로 정했다”며 “업계 대표인 업비트가 처음 맡았지만 부담스러운 자리인 만큼 연임을 원하지 않는 것 같고, 그래서 다음 의장은 이재원 대표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원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차기 의장을 누가 맡을지 공식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임기 2년의 닥사 의장 선출은 모든 거래소 대표들이 참석하는 총회에서 논의와 동의를 거쳐야 한다. 연임 제한 규정이 없어 현 의장이 의사를 표명하고 각 대표들의 의견을 모아 새 의장 추대 등 형식으로 의장이 결정된다.
다만, 업비트가 의장을 연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곧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새로운 규제와 시장 변화에 신속하고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데 업비트 중심의 현 닥사 체제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며 “좋은 자리도 아니고 새로 의장을 맡으려는 업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닥사…균형잡기 시급
닥사는 지난 2022년 6월 출범했다. 당시 테라·루나 사태가 발발하면서 업계에 대한 관리·감독과 투자자 보호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당국의 요청에 의해 급하게 꾸려졌다. 이 과정에서 업비트가 의장사를 맡고 특별회비 등 가장 많은 비용을 부담하면서 닥사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출범 이후 닥사는 줄곧 업비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케이뱅크 한도계정 해제요건 완화, 크레딧코인(CTC) 유통량 이슈 등 업비트와 연관된 일에 대해 닥사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에 다음 의장사는 누가 되든 닥사가 거래소간 통합을 도모하고 균형 잡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닥사가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정식 협회가 아니라 협의체다보니 역할과 위상에 한계가 있다”며 “과거 블록체인협회가 이러한 문제들이 쌓이고 터져 사실상 해체된 것처럼 닥사도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닥사가 업계 목소리는 내지 못하고 당국 자료제출과 지시만 받다 보니 회원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가입 필요성에 대해서도 회의를 느끼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1등 업체 위주로만 운영된다면 협의체 위상도 곧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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