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급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글로벌 무역장벽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이 한국 등 동남아시아 수출물량을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철강업계는 반덤핑 제소 등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관련업계는 중국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철강재 밀어내기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자 과잉공급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산보다 저렴한 중국산 철강재의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중국산 후판 가격은 국산보다 톤당 20만원 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산의 경우 톤당 90만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산은 22%안팎 저렴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 수입 물량은 873만 톤으로 전년 대비 29% 늘었다. 올 1분기 수입 물량도 228만 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57%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세계 주요국들이 중국산 저가 철강재에 무역장벽을 높이는 것에 대한 반사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철강에 관세를 기존 7.5%에서 25%로 3배 이상 인상했다. 브라질은 중국산 탄소 강가판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고 브라질, 베트남, 영국 등도 중국산 철강재 덤핑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글로벌 국가들이 중국산 철강재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해당 수출 물량이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 등 불공정 철강재 공습에 대한 우려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기업 7곳과 한국철강협회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 수출입 현안 점검회의’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현장 의견을 공유하고, 중국산 철강재 공세에 맞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현대제철의 경우 중국산 후판과 열연 제품의 반덤핑 제소를 위해 시장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도 중국 등 국가의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에 대한 덤핑 방지 관세 부과 종료 시점을 연장하기 위한 재심사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더불어 타 국가들이 중국산 철강재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해당 물량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철강재를 품목별로 세분화해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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