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AI가전을 넘어 로봇 시장에서 격돌할 전망이다. 조직개편과 전문가 영입을 통해 차별화 기술 개발에 나선 삼성전자는 기업간거래(B2B)에 이어 기업과 소비자간거래(B2C)도 준비하며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LG전자 역시 AI를 기반으로 성능을 강화한 로봇을 선보이며 사업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로봇에 맞춘 조직개편 단행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로봇 제품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첫 웨어러블 로봇 ‘봇핏’의 개발과 양산을 마치고, 3분기 중 제품을 공식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나 가정용 로봇 ‘볼리’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역량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봇핏은 옷처럼 입고 사용하는 로봇이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의 보행을 보조하거나 운동기능을 강화해 활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실버타운 등에 시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연내 B2C로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로봇 사업 강화를 위해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로봇사업팀 R&D 인력을 기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로 재배치한 것인데, 사업화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R&D팀이 봇핏 개발을 완료하고 다음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며 “로봇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주총에선 로봇전문가인 조혜경 한성대학교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로봇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인 삼성리서치의 경우 지난해 미국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로봇전문가인 권정현 매니저를 상무로 영입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차세대 로봇으로 휴머노이드와 볼리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휴머노이드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개발을 지시할 정도로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리 역시 최근 상표권 출원 소식이 전해진 만큼 출시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볼리 상세 정보에 가정 내 응급상황을 감지·발견·모니터링하고 응급 메시지를 전송하기 위한 사물인터넷(IoT) 가능 모바일 전자기기, 사람을 돕고 즐겁게 하기 위한 의사소통 및 학습 기능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 등을 포함했다.
AI 넘어 로봇으로 기술 집약
LG전자는 내달 27일 열리는 ‘구글 클라우드 서밋’에서 구글의 생성형 AI모델 제미나이를 활용한 로봇 ‘클로이’를 전시한다. 두 회사는 제품 생산을 위해 지난해부터 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은 빠르면 하반기 출시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제미나이를 탑재한 클로이가 더욱 향상된 의사소통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AI 서비스 제미나이는 법률이나 의학 등 57개 과목을 테스트하는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 이해(MMLU)에서 인간 전문가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당 AI가 클로이에 적용되면 이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생활습관을 학습하고, 모호한 명령을 내려도 상황에 들어맞는 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클로이를 안내·서빙·배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구글과 협업을 토대로 상업용 로봇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LG전자가 개발 중인 가정용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도 내년 출시가 예상된다. 해당 로봇은 AI를 접목해 클로이처럼 대화가 가능하고, 사람의 목소리나 표정으로 감정을 파악해 교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니터링 센서를 탑재해 실시간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며, 가전 제어 기능도 제공한다.
LG전자 관계자는 “AI 역량을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해 다양한 영역에서 고객의 삶을 편리하고 즐겁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IT조선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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