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15주기 행사 준비하다가 그만…
계암장학회 장길남 이사장 별세
15년 전 떠난 고 장진영을 기억하며
청순한 외모와 통통 튀는 사랑스러운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 장진영이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15년이 지났다.
고 장진영의 부친 장길남 이사장이 지난 16일, 향년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에 따르면, 장길남 계암장학회 이사장은 전북 임실군에 있는 ‘장진영 기념관’에 다녀오던 길에 발을 헛디디며 넘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영 기념관에 방문한 이유가 장진영의 15주기 행사 준비차였다는 것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후회가 깊다” 딸을 평생 그리워한 아버지
전주에서 폐수처리 용품 업체 ‘삼화화학’을 운영하던 장길남 이사장은 생전 장진영의 연예계 활동을 매우 강하게 반대했다고 알려졌다.
장진영이 세상을 떠나고 1주기 인터뷰 당시 “빨리 성장하도록 도와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깊다”고 말한 그는 딸의 출생지에 장진영 기념관을 건설했다.
또한 딸의 호인 계암에서 따온 ‘계암장학회’를 설립하여, 매년 여러 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해 왔다.
이는 위암 투병 중에도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싶다”며 장학금을 기부했던 장진영의 뜻을 기리기 위함이었다.
모교에 장학금을 내달라는 딸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장진영의 모교에 5천만 원을 기부하고, 장학사업을 벌이며 우석학원에 5억 원을 기부하는 등 선행을 해온 장길남 이사장.
남은 평생을 딸을 그리워하며 지내던 장길남은 딸이 잠들어 있는 임실군 운암면 선영에 안치될 예정이다.
장길남 이사장의 별세 소식을 전해들은 네티즌들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곳에서는 따님과 편히 쉬시길…” 등 애도의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가 사랑했던 장진영의 마지막 1년
한편 장진영은 1993년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해 입상한 뒤 모델 활동을 하다 97년 배우로 데뷔했다.
배우로 활동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그리워할 정도의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장진영은 2001년 ‘소름’으로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2003년 ‘싱글즈’로 다시금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6년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서 당당한 매력의 연아를 연기하며 대한민국영화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속이 좋지 않아 받은 건강검진에서 위암을 발견하고 급속도로 병세가 악화되어 1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특히 장진영이 보낸 마지막 1년은 많은 이들에게 슬픔을 안겼다.
장진영은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던 도중, 척추뿐 아니라 요추 부위에도 종양이 번져 더는 치료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장진영은 암 치료를 중단하고, 진통제만을 이용하여 고통을 억누르는 방법을 선택해야 했다.
장진영은 삶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으나 점점 장진영의 상태가 안 좋아지자 오랫동안 교제했던 남자친구 김영균은 그와의 혼인신고를 결심했다.
김영균은 이후 인터뷰를 통해 “오늘 혼인신고를 했다는 말에 깜짝 놀라더라”며 “곧 미안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장진영을 회상했다.
장진영과 김영균의 단출한 결혼식 장면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들기도 했다.
아직도 매년 9월이 되면 우리가 사랑했던 배우 장진영에 대한 팬들의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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