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업계가 협업·라인업 확대로 여름 계절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양식품은 올해 계절면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팔도(팔도비빔면)·농심(배홍동비빔면)·오뚜기(진비빔면)가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여름 계절면 열무비빔면·4과비빔면을 생산하지 않는다. 삼양식품은 1991년 열무비빔면을 출시한 뒤 매년 여름마다 선보여왔다. 작년에는 여름 계절면 시장 공략을 위해 4과 비빔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빔면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올해는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에 무게를 둘 예정이다.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불닭볶음면 생산량을 늘리는 게 더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비빔면 생산 라인도 불닭볶음면 생산 라인으로 대체했다. 예를 들어 생산 라인 10곳 중 3곳에서 비빔면을 생산했다면, 올해는 10곳 모두 불닭볶음면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는 식이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한국 라면 수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까르보불닭 인기로 삼양식품 해외 매출액이 85% 늘었다. 전체 매출액에서 해외 비중 역시 올해 1분기 75%로, 작년 1분기(64%)보다 급증했다.
여름 계절면 경쟁에서 삼양식품이 빠지면서 팔도·농심·오뚜기 ‘3파전’이 예상된다. 특히 여름 계절면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세다 보니 업체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18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매년 1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팔도가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1위(53.3%)지만, 후발주자들이 선두 간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농심이 지난 2021년 출시한 배홍동비빔면은 출시 첫해 매출 230억원을 달성한 뒤 2022년 250억원, 2023년 330억원으로 상승세다. 오뚜기가 지난 2020년 선보인 진비빔면도 출시 3개월 만에 3000만 봉지 이상 팔렸고 지난해 3월에는 누적 판매량 1억봉을 기록했다.
이에 각 사는 여름 계절면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해 협업 강화·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먼저 팔도는 샌드위치 전문 브랜드 홍루이젠과 함께 ‘팔도비빔샌드’를 내놓았다. 농심과 오뚜기는 각각 용기면 신제품 배홍동큰사발면과 진비빔면 용기면을 출시했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에 맞춰 라인업을 확대한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양식품의 여름 계절면 제품이 단종 수순을 밟는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올해 계절면 생산 중단 조치는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이라며 “계절면 수요가 커질 경우 언제든지 생산에 나설 수 있어 단종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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