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가슴이 너무 벅찼다.”
선두 KIA 타이거즈에 지난 17~19일 NC 다이노스와의 창원 3연전 스윕은 너무나도 큰 의미가 있다. 단순히 2~3위 삼성 라이온즈, NC와의 격차를 3~4경기 차로 벌린 것보다 팀의 전반적인 흐름이 하향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특히 3연전 첫 경기, 17일 경기를 7-4로 잡은 게 너무나도 컸다. 올 시즌 KIA가 해피엔딩을 맞이하면 분명 좋은 변곡점 중의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이의리와 윌 크로우, 임기영의 동반 이탈에 의한 피로누적이 마운드 곳곳에 드러나기 시작한 상황. 더구나 16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을 연장 12회까지 치르면서 8명의 투수를 써야 했다.
그 경기 직후 창원으로 이동해 준비한 주말 3연전 첫 경기. 이범호 감독은 외야수 박정우를 연장 11회에 가면 내보내려고 할 정도로 투수난이 극심한 경기였다. 아직 시즌 중반의 초입이라 주축 불펜의 3연투를 무턱대고 맡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그날 가동할 수 있는 불펜투수가 5명이었다고 돌아봤다.
전상현을 제외한 모든 필승조가 사실상 못 나가는 상황. 이런 상황서 경기 후반 2이닝을 책임진 우완 김도현의 호투는 고무적이었다. 그날 김도현은 2이닝 동안 41개의 공을 던져 2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1실점했다.
내용이 안정적인 건 아니었다. 실점도 했고, 4명의 주자를 내보내 벤치에 긴장감을 안겼다. 실제 3-3 동점이던 6회말 1사 만루 위기서 박건우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그러나 이후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맷 데이비슨이 높은 공에 손이 나가면서 삼진 차리, 김도현이 탄력을 받은 측면도 있긴 했다.
그러나 7회말 2사 3루서 대타 서호철을 149km 패스트볼과 126km 커브를 섞어 삼진 처리, 위기를 넘겼다. 7회초에 2점 지원을 받은 상황. 그렇게 김도현이 한화 이글스 시절이던 2020년 10월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선발등판, 6이닝 3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 이후 1319일만에 다시 승리투수가 됐다.
김도현은 올 시즌 불펜으로 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장기적 차원에서 확실한 역할을 받을 계획이다. 올 시즌 김도현과 KIA가 그릴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필승계투조 입성. 당장 피로도가 높은 필승조에 도움이 되면 최상이다.
7경기서 1승1패2홀드 평균자책점 4.50. WHIP 2.00에 피안타율 0.273. 기록은 아직 불안하다고 말한다. 그래도 현역을 다녀오며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패스트볼 평균 140km대 후반을 찍기 시작했다. 150km도 종종 찍는다. 한화 시절, 군 복무 이전의 KIA 시절엔 볼 수 없었던 스피드. 좀 더 경험을 쌓고 경기운영능력을 끌어올리면 꼭 올 시즌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필승조에 들어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어떻게 보면, 김도현은 갈림길에 섰다.
김도현은 구단을 통해 “마운드에 올라갈 때 추가점만 주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한준수의 리드를 믿고 투구했고, 배터리간 호흡도 좋아 위기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볼넷을 줄이는 게 항상 숙제라고 생각한다. 이기긴 했지만 다음 등판 때에는 볼넷을 줄이며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또한, 김도현은 “너무 오랜만에 승리투수라 실감이 안 난다. 하지만 개인 승리보다는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 원정 경기지만 많은 팬들이 응원을 와 주셔서 놀랐고 힘이 됐다. 이닝 교체될 때 제 이름을 크게 불러 주셔서 가슴이 너무 벅찼다. 오늘이 끝이 아니고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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