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급전창구로 불리는 카드론 잔액이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40조원 턱밑까지 차올랐다. 고금리 환경 속 카드론 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지만, 대출 한도가 가득 찬 중·저신용자들이 비교적 대출받기 쉬운 카드론으로 몰리고 있어서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9조9644억원을 기록했다. 카드론 잔액은 3월 말(39조4821억원)보다 4823억원 늘었고, 전월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더욱이 카드론 잔액은 △1월 말 39조2120억원 △2월 말 39조4744억원 △3월 말 39조4821억원 등 연초 이후 오름세가 줄어들었으나, 이달 재차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카드론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고금리 환경 속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의 대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다. 카드론은 별다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는 탓에 주로 급전창구로써 이용되곤 하는데, 여타 금융기관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비교적 돈을 빌리기 쉬운 카드론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카드론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9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06%를 보이면서 전월(14.15%) 대비 소폭 낮아졌지만, 올해 14%대를 지속하고 있다. 롯데카드가 14.86%로 가장 높았으며 △우리카드(14.83%) △하나카드(14.46%)가 뒤를 이었다. 단순 계산(만기일시상환)으로 카드론 잔액에 9개 카드사 평균 금리를 적용하면 매월 이자만 4682억원에 달한다. 연간 이자만 5조원을 웃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과 현금서비스 잔액 역시 이달 증가세로 전환했다. 4월 말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3345억원으로, 3월 말(7조3236억원)보다 109억원이 증가했다. 지난달 금융당국과 카드 업계가 리볼빙에 대한 고객 안내를 강화하면서 이용액이 감소했지만,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다. 현금서비스 잔액 역시 같은 기간 6조4635억원에서 6조5605억원으로 970억원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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