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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공세’ 중국 전기차업체들, 대금 지불능력 약화…공급업체 ‘파산’ 우려

이투데이 조회수  

주요 제조사 미수금 정산 늦어지고 있어
200일 미만에서 300일 육박으로 길어져
경제 성장 둔화·소비심리 위축 영향
가격전쟁 부담, 고스란히 부품업체에 전가


최근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업체 중 일부에서 공급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 소요일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여파에 전기차업체가 대금 결제를 미루면서 공급업체까지 파산 압박을 받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Nio)가 공급업체에 지급해야 할 미수금 정산 소요 시간은 약 295일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까지만 해도 197일 정도면 지급이 완료됐었다.

미국에 상장된 또 다른 전기차 기업 샤오펑도 마찬가지다. 이 업체의 미수금 정산 소요일은 2021년 179일에서 지난해 말 221일로 늘어났다. 비야디(BYD)도 2021년 198일에서 275일로 소요일이 대폭 늘어났고, 리오토도 125일에서 164일로 늘어났다. 반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2021년 113일이 걸렸던 미수금 정산 소요일을 101일로 줄였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전기차 제조사들이 압박을 받는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둔화로 전기차 수요 감소가 이어진 가운데 저가 공세로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중국이 2022년 대대적으로 시행했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해나가면서 소규모 제조사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WM모터스는 경영난으로 지난해 10월 기업 구조조정을 신청했고,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하이파이(HiPhi) 모회사인 휴먼호라이즌스그룹은 올해 2월 최소 6개월 영업 중단을 선언했다.

컨설팅업체 JSC오토모티브의 요헨 시버트 전무이사는 “모두가 고통받고 있다”면서 “전기차 제조사들에 가격 인하는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기업이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돈을 쥐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기차 제조사 대금 지급 지연이 부품 공급업체에도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가격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공급업체에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자동차 외장 부품 공급업체인 자싱민스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미수금으로 잡힌 매출채권과 어음이 2020년 말 대비 40% 급증한 47억4000만 위안(약 8896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3분의 1 가까이 줄어든 42억 위안에 그쳤다.

비야디의 주요 공급업체인 후난위넝뉴에너지배터리머티리얼(Hunan Yuneng New Energy Battery Materia)도 2022년 말 미수금과 매출채권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한 104억3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반면 현금보유액은 4억3520만 위안에 그쳤다.

시버트 전무는 “대금 지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일부 3차·4차 공급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일부 공급업체들이 도산하고, ‘지저분하게’ 통합된다면 자동차 제조사들의 생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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