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SK온의 국내 주력 생산기지인 충남 서산공장에 대한 1차 시설투자가 내달 마무리된다. 현대자동차 전기차 신모델 ‘아이오닉9’(모델명 예정) 배터리 공급망 프로젝트가 순항하며 최태원 SK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간 밀월도 깊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다음달 말 서산 2공장 라인 재정비 작업을 완료하고 시험생산에 돌입한다. 이곳에서 연내 출시 예정인 현대차 아이오닉9에 탑재될 고성능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생산한다.
SK온은 지난해 12월 신규 수주 대응을 위해 서산 2·3공장 시설 투자에 1조7535억원 규모를 투입하기로 했다. 앞서 작년 8월 발표한 3공장 신설(1조5000억원)에 2공장 라인 개보수를 위해 2535억원을 추가한 바 있다.
2공장 투자에는 생산라인 개조를 통한 장비 업그레이드와 제조 공정 최적화 작업 등이 포함됐다. 내년으로 예정된 3공장 완공에 앞서 2공장 생산성을 높여 현대차로 부터 신규 수주한 물량을 일부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공장이 지난 2018년 가동에 돌입한 만큼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해서는 최신 장비로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3공장은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최근 화학물질 취급·전기공사 등에 관한 협의를 마치고 서산시청으로부터 건축 공사를 위한 안전 계획도 승인 받았다. 완공되면 3공장이 현대차향 배터리 물량 확대에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1~3공장을 합친 서산공장의 총 생산능력은 오는 2028년 현재(5GWh) 대비 4배 늘어난 최대 20GWh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차가 연내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이오닉9의 배터리 공급사로 SK온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지며 양사 간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와 SK온은 SK온의 서산공장에서 생산한 NCM 배터리 공급 계약을 위해 협의 중이다.
SK·현대차간 ‘배터리 동행’은 지난 14년여 간 켜켜이 쌓아 온 양사 간 신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10년 현대차가 내놓은 첫 국산 고속전기차 ‘블루온’에 SK에너지의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가 장착되며 동맹이 시작됐다. 이후 현대차 △아이오닉5·6 △GV70·80과 기아 EV9 등 주력 모델에 SK온 배터리가 쓰였다. 양사는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35GWh 규모 배터리셀 합작 공장도 짓는다.
여기에는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오랜 인연과 우호적인 관계가 양사 간 협력의 주요 토대가 됐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특히 지난 2020년 7월 정 회장이 서산공장을 직접 방문해 최 회장과 공개 회동한 것을 계기로 SK과 현대차 간 배터리 협력이 더욱 활발해졌다. 당시 정 회장은 기아차 니로EV에 탑재되는 배터리셀 조립 라인을 둘러보고 전기차 사업 청사진을 공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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